# 2028년 글로벌 기업 ‘알파’. 이 회사 최고경영자(CEO)는 24시간 일을 한다. 잠도 자지 않는다. 밥 먹는 시간도 없다. 오로지 일만 한다. 일일 실적 데이터, 달라진 정부 정책, 시시각각 급변하는 외환시장 정보를 실시간으로 보고 받고 그때 그때 결정을 내린다. 외부 전문가와 텔레 컨퍼런스로 통화하며 자문을 구하기도 한다. 그런데 그는 사람이 아니다. 인공지능(AI) 컴퓨터다.
‘AI 사장님’ 활동은 단순 매니지먼트에 국한되지 않는다. 직원들 인사이동도 결정한다. 임직원들 성장 배경부터 대학 전공, 졸업 논문은 물론 사내 평가까지 샅샅히 살펴보고, 입사 후 커리아와 실적에 맞춰 최적의 자리에 인력을 배치한다.
‘AI 사장님’이라니, 공상과학(SF) 영화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처럼 들린다. 하지만 터무니없는 상상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가까운 미래에 AI CEO 출현을 예측하고 있다.
컨설팅 회사 맥킨지는 최근 기업 CEO 역할이 기술로 자동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노동부의 지원으로 맥킨지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CEO 업무 중 20%까지는 기계로 대체할 수 있다. 대체 가능 업무는 회사 운영을 위해 보고서나 정보를 분석해 판단하는 일, 인력을 배치하고 업무 상황을 검토하는 일 등이다. 기계학습된 AI 컴퓨터가 회사와 관련된 모든 정보를 분석해 이를 해결한다. 과거 공장 근로자들을 위협하던 기계는 이제 경영진 일자리마저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AI와 테크놀로지 발달은 단순히 업무나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들은 빠른 속도로 인간 일자리를 대체하고 있다. 신기술 소개 사이트 ‘메이크 유즈 오브(MakeUseOf)’는 컴퓨터가 인간의 사무·지식노동을 대체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컴퓨터가 대체할 직업으로 콜센터 직원, 부동산 중개인, 작가와 함께 회계사, 변호사, 의사 등과 같은 고소득 전문직도 꼽혔다.
미국 스탠포드대학의 미래학자 비벡 와드하(Vivek Wadhwa)는 “현대는 경제의 다양한 부분에서 지금까지 전혀 경험하지 못한 속도로 인간이 불필요한 존재가 되는 시대”라고 말했다. 그는 디지털 시대에는 산업 자체를 사라지게 하는 ‘파괴적 기술’들이 빠르게 등장·확산되고 있어 20년 내 일자리 없는 미래가 닥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례 없는 기계들의 일자리 침공은 인간들
[명예기자 = 함유근 건국대학교 경영정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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