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사가 6개월 이상 공전돼온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극적인 잠정합의안 도출에 성공했다.
현대차 노사는 24일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열린 임단협 협상에서 기본급 8만5000원 인상, 성과급 400%(기본급 기준)+ 격려금 400만원, 현대차 주식 20주, 재래시장 상품권 20만원 지급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합의안이 오는 28일 예정된 노조 찬반투표를 통과하면 올해 임단협상은 최종 완결된다.
노사는 23일 오후 시작돼 다음 날 오전 2시까지 이어지는 마라톤 협상 끝에 잠정합의에 도달했다. 중국 등 신흥시장 부진에 따른 현대차 실적 악화로 올해 임금인상폭은 예년에 비해 최소화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기본급 인상에도 불구하고 성과급과 격려금이 지난해보다 줄어들면서 총 수령액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사회적 관심이 집중된 임금피크제 도입은 내년 협상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해 사실상 유보됐다. 또 다른 쟁점인 통상임금 확대 문제도 내년으로 미뤄졌다. 주요 쟁점을 해결하지 못하고 내년으로 넘김에 따라 반쪽 합의에 그쳤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특히 임금피크제 도입이 유보되면서 현대차의 신규고용 확대 방침에 차질이 생길수도 있다는 염려가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내년 채용규모를 올해보다 2500명 가량 늘릴 계획인데 이중 1000명의 채용 재원을 임금피크제를 통해 확보할 방침이었다. 생산직 임금피크제가 무산되면서 재원마련 방안을 다시 짜야하는 상황이 됐다. 현대차는 비노조원인 과장급 이상 사무직 간부사원들을 대상으로 우선 임금피크제를 실시할 예정이지만 4만8000명에 달하는 생산직 노조를 빼고서는 ‘절름발이’ 임금피크제일 수 밖에 없다. 이는 직군간 불형평성이라는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협상 과정에 3일 연속 파업을 하고, 정치파업 논란이 있었던
국내공장과 해외공장의 생산량을 결정할 때 노사가 합의하는 안과 해고자 복직 요구 등 인사와 경영권에 관련된 요구안은 철회됐다.
[노원명 기자 / 울산 = 서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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