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게임 ‘플래피 버드(Flappy Bird)’를 개발해 전세계적인 돌풍을 일으킨 베트남 게임 개발자 응우옌하동의 성공스토리가 베트남 벤처 산업 활성화로 이어지고 있다.
플래피 버드가 성공하면서 ‘아이디어만 좋다면 누구든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커졌고 덕분에 젊은 벤처사업가들이 스타트업으로 대거 몰려들고 있다. 플래피 버드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조작이 단순한 게임으로 유명세를 탔다. 새가 무사히 그리고 가능한한 멀리 날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게임이다. 게임을 시작하면 새가 화면 아래로 추락하는데 한 번 터치해주면 가볍게 위로 떠오른다. 여러번 터치할 수록 높게 날고 터치를 안하면 바닥으로 추락해 게임이 끝난다. 이렇게 새를 위로 띄우고 있으면 어느새 장애물이 나타나는데, 이 장애물들을 피하는게 게임을 오래하는 방법이다.
플래피 버드는 지난 2013년 출시된 이후 주요 모바일 앱 장터에서 다운로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전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다. 응우옌동은 플래피버드를 통해 하루 최대 5만달러(5833만원)의 광고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이는 일반 베트남 근로자들이 30년 꼬박 일해야 벌 수 있는 돈이다.
플래피 버드 성공신화는 베트남 스타트업들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벤처·투자자 중계 사이트 ‘테크리스트아시아’에 따르면 현재 베트남 스타트업 수는 1400개에 달한다. 동남아시아에서 싱가포르, 인도네시아에 이어 3위에 해당하는 숫자다. 베트남 경제규모가 동남아 주요 국가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에 뒤지는 것을 감안하면 베트남 스타트업 열풍이 얼마나 뜨거운지 쉽게 가늠할 수 있다.
연 5% 이상 경제가 꾸준히 성장, 인터넷·스마트폰 사용인구가 급증하면서 스타트업 대부분은 IT 분야에 쏠려 있다. 베트남 9250만명 인구 중 43%에 해당하는 4000만명이 인터넷을 사용한다. 또 전체 인구의 30%인 2800만명이 소셜미디어 계정을 가지고 있다. 베트남 산업무역부는 베트남 온라인 B2C 시장이 매년 20%씩 성장해 2020년에는 100억달러 규모에 이를 것이라고 지난 9월 발표한 바 있다. 벌써부터 기업 가치가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VNG, 온라인 소매업체 벳기어(Vatgia) 등 큰 성공을 거두는 스타트업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베트남 스타업이 급부상하면서 글로벌 자본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지난 2005년부터 베트남 스타트업에 투자하기 시작한 IDG벤처스, 사이버에이전트 벤처스, DFJ비나캐피탈 등은 물론 골드만삭스, 타이거 글로벌, TPG 등 글로벌 대형 펀드가 속속 상륙하고 있다. 베트남 벤처캐피탈 규모는 현재 2억달러(2333억원)선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 도쿄에 기반을 둔 벤처캐피털 회사 사이버에이전트의 응우엔 만 둥 디렉터는 “7년전부터 베트남에 투자하고 있는데 요즘처럼 스타트업 분위기가 활기찬 것은 처음”이라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부득담 베트남 부총리는 지난 8월 스타트업계와 처음으로 간담회를 갖고 “스타트업은 작은 비즈니스지만 베트남 경제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벤처업계 사기를 붇돋았다.
다만 투자자 입장에서 베트남 스타트업 투자에 대한 걸림돌과 위험요소가 여전히 만만치 않다. 대표적인 것이 복잡한 행정절차다. 한국, 싱가포르 등 벤처지원 프로그램은 등록, 결제, 결과확인 등 모든 과정이 온라인상에서 이뤄지고 신청 수일내에 투자확인서가 떨어지는 반면 베트남에서는 이같은 절차가 3~6개월 걸린다. 이때문에 보다 나은 벤처 환경을 찾아 싱가포르
[정리 =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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