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면역저하환자와 노인들에게 주로 발병하는 진균(곰팡이균)성 뇌수막염의 전사조절인자를 만드는 유전자를 발견하고 그 기능을 규명해 항진균제, 뇌수막염 치료제 개발의 길을 열었다.
진균성 뇌수막염은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며 중추신경계에 침범하면 생명까지도 위협하는 무서운 질병이다. 매년 100만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하며 이 중 60만명이 목숨을 잃고 있다.
치명적인 질병이지만 발병 원인과 과정에 대한 규명 자체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다. 진균류와 감염 대상이 되는 포유류의 세포구조가 매우 유사해 진균류만을 타겟으로 한 부작용(신장 및 간독성)이 없는 항진균제의 개발은 불가능했다.
연세대학교 생명공학과 반용선 교수는 뇌수막염을 일으키는 진균 속에서 질병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항진균제 저항에도 관여하는 새로운 전사조절인자들을 발견했다. 전사조절인자란 생물에서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단백질의 한 종류로 세포속의 모든 생물현상을 조절하는 기능을 한다.
연구팀은 진균 속에 포유류와 유사한 전사조절인자 외에도 진균만의 독특한 전사조절인자들이 많이 존재하며 질병유발 및 항진균제 저항에 관여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반 교수는 지난 20011년 강현아 중앙대 교수와 공동으로 뇌수막염을 일으키는 곰팡이 활동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방법을 발견했다. 이번 연구는 후속연구인 셈이다.
연구팀은 항진균제 개발에 대한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국내 특허 2건을 출원해 10조원 이상의 항진균제 시장에 국내산업계가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도 마련할 계획이다.
반 교수는 “현재 항진균제의 독성이 큰 문제가 되는데 사람세포와 진균세포가 서로 비슷하다보니 항진균제가 양쪽 모두를 공격해 문제가 된 것”이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부작용은 줄이면서도 약
미래창조과학부가 추진하는 기초연구사업의 지원으로 이뤄진 이번 연구는 세계적인 생명과학분야 권위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지난 3일 게재됐다.
[이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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