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는 전통적으로 ‘검색’을 남성적 행위로 인식합니다. 찾아다니면서 필요한 물건을 사는 게 남성이라면, 여성은 좋은 물건을 우연히 발견하는 걸 좋아하고 구경하는 걸 즐기죠.”
중국 최대 여성 전용 전자상거래 웹사이트인 ‘vip.com’를 운영하는 VIPSHOP(웨이핀후이)의 토니 펑 부사장은 26일 매경닷컴과 인터뷰에서 “여성의 소비 성향을 파악해 특화시킨 것이 VIPSHOP”이라고 설명했다.
펑 부사장은 “‘여성은 마음에 들면 충동적일지라도 구매한다’는게 우리가 여성 전문 온라인몰을 운영하면서 주목한 점”이라고 말했다.
vip.com은 중국에서 최초로 ‘반짝 세일(Flash Sale)’ 개념을 도입했다. 상품기획자(MD)가 선정한 제품이 웹사이트에서 3~5일동안 할인된 가격에 판매되고 기간이 지나면 해당 제품은 구매할 수 없다. 잡지를 살피며 물건을 둘러보는 것과 같은 이치다. 따라서 검색창도 없다.
펑 부사장은 “여성들이 뚜렷한 구매 목적 없이도 매일 마트를 한 번씩 들리는 것처럼 웹사이트를 둘러보게 하는 것이 포인트”라며 “사이트엔 제품이 나열돼 있기 때문에 홍보를 위한 광고비가 따로 들지 않아 파트너사와의 관계도 우호적”이라고 설명했다.
한정된 기간 동안 특정 제품만 판매하기 때문에 MD의 비중이 큰 것도 VIPSHOP의 특징이다. 때문에 패션 디자이너나 유명인사를 초청해 제품에 대한 의견을 묻고 이를 계약 체결에 주요 요소로 반영하기도 한다.
VIPSHOP의 하루 평균 방문객은 1000만명, 사이트 가입자수는 1억명을 돌파했다. 중국 온라인 커머스 업체 중 5위 안에 드는 수치다. 의류, 화장품, 출산·유아 용품, 생활용품 등 주로 여성과 관련된 제품을 판매하면서 한 해 매출액만 260억위안(약 4조614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12년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이후 매년 세자릿수의 성장세를 보이면서 시가총액은 150억달러(약 16조5000억원)를 넘어섰다.
펑 부사장은 “여성 제품만이 아닌 여성이 구매하고자 하는 모든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며 “재구매율도 90% 가량으로 중국 여성의 구매 성향을 파악한 것이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중국 여성은 아시아에서 가족을 위한 소비율이 가장 높다. 또 중국의 여성임원 비중은 세계 2위로 경제적 자립이 가능한 고소득의 여성이 많은 만큼 자신과 가정을 위해 소비하는 것에 머뭇거리지 않는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또 VIPSHOP은 제조 브랜드와의 직접 계약으로 정품만을 취급하면서 가품이나 카피제품이 많은 중국시장에서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할 수 있었다. 중국인은 브랜드를 중시하는 만큼 ‘믿고 사는 것’이 가능해지자 매출이 급격하게 신장했다.
중국의 온라인커머스 시장 규모는 10조위안(약 1774조원). 중국 내 역직구 시장 역시 커지면서 VIPSHOP은 해외브랜드와의 판매 계약도 진행 중이다. 국내 업체로는 삼성전자, LG전자, LG생활건강을 비롯해 신세계, 아모레퍼시픽, 이랜드, KT&G, 보령, 대상 등과 협약을 맺고 관련 제품 판매를 앞두고 있다.
그는 “지난해부터 글로벌 소싱을 본격화하기 위해 인천에 자체 물류센터를 세우고 다음달이면 직접 배송에 나설 예정”이라며 “시험 가동해본 결과 한국 현지에서 중국 내 가정까지 3일이면 배송이 가능해 VIPSHOP을 통한 중국 역직
이어 “중국 시장 진출을 염두한 온라인커머스 관련 업체와의 협업도 기대 중”이라며 “VIPSHOP 내 한국 제품에 대한 선호가 높은 만큼 한중 FTA와 한류 바람을 타고 한국 브랜드와의 계약이 활발해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매경닷컴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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