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모델' 매니아 직장인 김동완씨(40·가명)는 최근 해외 전문사이트에서 40만원짜리 건담을 구매했다.
그는 매달 최소 10만원 이상은 프라모델을 사모으는 전형적인 키덜트(kidult·아이 감성을 갖고 있는 성인)족이다. 김씨는 "해외 직접구매 사이트를 통하면 국내보다 10~20% 저렴하게 살 수 있고, 좀처럼 구하기 힘든 희귀 모델도 찾을 수 있어 종종 이용한다”고 말했다.
구매력을 갖춘 40대 남성이 해외직구 '큰손'으로 떠올랐다.
5일 서울시 전자상거래센터에 따르면 해외 직구족 가운데 남성 1회 평균 지출비용은 16만 7600원으로 여성(15만 5200원)보다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이 인터넷 쇼핑을 더 많이 이용할 것이라는 통념을 뒤집은 셈이다.
전자상거래센터는 최근 1년간 인터넷 쇼핑몰 이용 경험이 있는 4000명 대상으로 이용실태를 조사해 해외 직구족을 분석했다.
해외직구로 물품을 구입하는데 가장 많은 돈을 쓰는 것은 단연 40대로 집계됐다. 40대 해외직구 1회 평균 지출액은 19만 4200원으로 전 연령대를 통틀어 가장 높았다.
40대는 한번 물건을 사는데 평균적인 해외 직구족(15만9300원) 보다 3만4900원을 더 썼다. 해외 직구족 평균 구매액은 국내 인터넷 쇼핑(7만원)보다 두배 이상 높았다.
인터넷 쇼핑족 2명 가운데 1명(54.7%) 은 해외직구를 이용한 경험이 있었다. 해외 직구를 1년에 4회 정도 이용한다는 이용자가 19.2%로 가장 많았다.
쇼핑족 50.8%는 해외직구 가장 큰 장점으로 국내보다 저렴한 가격을 손꼽았다. 22.8%는 국내에서 판매하지 않는 제품을 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단점으로는 배송 지연(26.6%), 교환·환불 어려움(24.1%), 반송 시 배송비 부담(15%) 등이 거론된다. 해외직구 단골 상품은 의류와 화장품, 신발, 식음료·건강식품, 생활용품·가전 등으로 조사됐다.
한편 해외직구에 대한 만족도는 68.4%로 국내 구매 만족도(69.2%)와 거의 비슷했다. 75.1%는 다시 해외직구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다만 해외직구 열풍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도 느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서울시 전자상거래센
정광현 서울시 민생경제과장은 "국내 소비자들이 해외 직구에서 손해를 입어도 언어적 부분으로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며 "해외 직구가 활발한 주요국가들과 협의체를 구성해 소비자 피해구제를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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