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나 몸살에 걸리면 가장 먼저 찾게 되는 곳, 바로 집 앞에 있는 동네병원이죠.
그런데 올 들어 노인들의 진료비 부담이 3배로 치솟으면서, 동네병원을 찾는 환자들의 발걸음이 뚝 끊겼다고 합니다.
정주영 기자입니다.
【 기자 】
서울의 한 동네 정형외과.
노인 환자로 가득 찼던 물리치료실이 텅텅 비었습니다.
올 들어 진료비가 3배나 올랐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정명자 / 서울 후암동
- "1천500원씩 내던 걸 별안간에 4천500원을 내라고 하느냐고. 힘들지. 상당히 부담스러워."
65세 이상은 총 진료비가 1만 5천 원 미만이면 '노인 정액제'가 적용돼 1천500원만 내면 됩니다.
그러나 올해 의료수가가 3% 올라 진료비가 대부분 1만 5천 원을 넘어서면서, 총액의 30%인 4천500원 이상을 내야 합니다.
▶ 인터뷰 : 김 모 씨 / 동네병원 원장
- "(환자가) 하루에 20%, 심하게 30%도 줄었고요. 2001년에 만들어진 1만 5천 원 기준이 안 올라가고 있거든요. 15년째."
이 같은 비현실적인 정책에, 환자들의 상급 병원 선호 현상까지 더해지면서 동네병원이 신음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폐업한 동네병원은 1천283곳.
10곳이 새로 문을 여는 동안 7곳이 문을 닫은 셈입니다.
우리나라의 외래 진료비는 OECD 평균의 29%에 불과한 수준이어서, 동네병원이 경영난을 이겨내기란 쉽지 않습니다.
▶ 인터뷰 : 신현영 / 대한의사협회 대변인
- "지역 주민의 건강을 일차적으로 책임지는 동네병원 의사들이 진료를 하면 할수록 적자가 나는 의료 비용의 문제점에 대해 현실화가 필요합니다."
아플 때 찾아갈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의료기관, 동네병원.
현실적인 진료비 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동네병원의 신음은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MBN뉴스 정주영입니다. [jaljalaram@mbn.co.kr]
영상취재 : 양현철 기자
영상편집 : 김경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