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형인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해임은 아버지인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결정이라고 밝혔다.
신 회장은 지난 13일 밤 10시30분께 김포공항으로 입국하면서 "신 전 부회장 해임은 아버지(신격호 롯데 총괄 회장)가 하신 일"이라며 일본 롯데 경영에 대해선 "모르겠다”며 말을 아꼈다.
신 회장은 신 전 부회장이 입국한 다음날인 지난 10일 일본 출장을 떠났으며 현지에서 쓰쿠다 다카유키 롯데홀딩스 사장 등 일본 롯데 경영인을 만나 새해 인사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공식 일정으로는 구단주를 맡고 있는 프로야구 롯데마린스를 찾아 격려했다. 신 회장이 일본 비즈니스 일정을 소화한 만큼 향후 일본 롯데에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신 회장은 신 전 부회장이 해임된 롯데홀딩스 부회장직을 겸임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롯데에 대한 신 전 부회장은 영향력은 여전하다. 이 때문에 롯데가(家)의 경영권 논란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이다.
신 전 부회장은 한국 롯데의 일부 계열사 등기임원으로 등재돼 있다. 지주회사 격인 호텔롯데와 롯데건설의 등기이사직을 비롯해 롯데알루미늄에도 등기임원으로 이름이 올라있다.
반면 호텔롯데의 회장인 신 회장은 호텔롯데의 등기이사가 아니다. 롯데건설 회장이기도 하지만 등기임원은 아니다. 신 전 부회장이 등기임원인 롯데알루미늄에도 신 회장은 직책을 맡고 있지 않다. 부산롯데호텔 역시 신 전 부회장이 부회장 겸 등기이사로 등재돼 있지만 신 회장은 직책이 없다.
다만 대부분의 임기가 내년에 만료되는만큼 상황에 따라 신 전 부회장이 이사직에서 해임될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현재 재계는 롯데그룹의 승계 구도가 신 회장 쪽으로 기울었다고 보고 있다. 신 총괄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등 주요 계열사 지분을 신 회장에게 넘길 경우 승계 작업이 끝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롯데그룹 지배구조에 있어 비상장사 지분 구도가 명확하지 않은 만큼 신 총괄회장의 지분 몰아주기가 계열사별로 다를 경우 '일본-장남 신동주, 국내-차남 신동빈'이라는 공식이 계열사 중심으로 바뀔 뿐 2명의 아들이 나눠가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 22%를 보유한'광윤사' 지분을 신 총괄회장이 50% 갖고 있는 만큼 이 지분이 누구에게로 넘어가느냐가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광윤사가 지분을 가진 롯데홀
한편 신 전 부회장은 신 회장이 입국하기 전날인 지난 12일 오후 늦게 일본으로 출국했으며 일본 롯데는 한동안 쓰쿠다 다카유키 롯데홀딩스 사장을 중심으로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된다.
[매경닷컴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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