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정부가 업체들의 가격 담합 의혹에 대해 조사에 나서는 한편 신입생들의 교복 착용시기도 5월로 늦추기로 했습니다.
보도에 차민아 기자입니다.
중학교에 입학하는 아들과 백화점을 찾은 복정숙 씨는 20~30만원을 호가하는 교복 값에 깜짝 놀랐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세트만 사도 이렇게까지 비싼 줄은 몰랐기 때문입니다.
겨울 코트나 여름 교복 그리고 체육복까지 합치면 백만원은 훌쩍 넘습니다.
인터뷰 : 복정숙 / 학부모
-"너무 비싼거 같아요. 요새 직장인도 옷 싸게 사려고 하는데 딱 정해놓고 벗어나지 못하게 한 것 같아서 문제입니다."
특히 교복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대형 업체들이 가격을 지나치게 높게 책정했다는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 최미숙 /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 대표
-"대기업 브랜드사와 협의 구매를 해서 24만5천원짜리를 16만5천원에 구매를 했는데 여기에서 8만원 정도 싸졌습니다. 결국 한 이정도는 싸져야 되지 않나 합니다."
연예인을 동원해 홍보하면서 이 비용을 그대로 소비자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불만도 나오고 있습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스마트와 아이비, 엘리트 등 대형 업체들의 가격 담합 의혹도 제기됩니다.
중소 업체들도 대형 회사들이 마케팅에 열을 올리면서 교복 가격에 거품이 많아졌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10~17만원이면 적당하다는 겁니다.
이에대해 대형 교복업체들은 디자인 개발 비용이 만만찮고 원단도 고급이기 때문에 오히려 남는게 별로 없다는 입장입니다.
특히 마케팅이나 광고 비용 때문에 가격이 올라갔다는 지적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합니다.
인터뷰 : 대형 교복 업체 관계자
-"광고를 안하면 가격이 십만원은 떨어져야 하는데 실제 광고비를 제하고 나니까 한벌당 천원 정도 가격이 떨어지는 효과밖에 없었습니다."
차민아 기자
-"터무니없이 비싼 교복 값에 일부 학교와 학부모들은 교복 물려주기 운동을 펼치며 자체적으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 곳은 광주의 한 고등학교입니다.
이 학교는 벌써 5년째 졸업생들이 신입생들에게 교복을 물려주는 전통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
인터뷰 : 김민지 / 광주여고 졸업생
-"앞으로 교복 입을 일이 없기 때문에 후배들이 사용하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주게 됐습니다."
일부 학교에서 실시되고 있는 교복 공동구매도 뜻 있는 학부모들이 힘을 합쳐 노력한 결과입니다.
인터뷰 : 조은경 / 학부모
-"처음에 할 때는 불만이 있었지만, 계속 위원회 어머니와 학생들의 의견을 반영하다보면 불만이 사라지고, 브랜드와 좋은 질의 공동구매하고 최하 10만원 차이가 납니다."
하지만 교복 물려주기나 공동구매는 학생들의 큰 호응을 얻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스타 연예인에 대한 열망도 이유지만 또래 문화가 강해 다른 친구들의 눈을 의식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뷰 : 박종은 / 학생
-"애들이 물어보잖아요, 교복 새로 사면 어디 것으로 샀냐고 물어보는데 브랜드 없는걸로 하면 좀 그래요."
논란이 가열되자 결국 정부가 나섰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교복 업체간에 가격 담합과 학부모들의 공동구매에 입찰 방해 행위가 있었는지 대대적인 현장조사에 착수했습니다.
또 교육부는 신입생들의 교복 착용을 5월까지 미루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교복공동구매위원회에서 교복을 선택하고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가격거품이 끼지 않도록 막겠다는 것입니다.
이에따라 올해 입학하는 중·고교 신입생들은 1학기 동안 사복을 입게됩니다.
천차만별 교복 값에 몇개월 동안 입을 사복 마련까지.
학생들 사이의 위화감을 줄이기 위해 도입된 교복이 오히려 위화감을 조장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차민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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