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금융권은 지난해 노사협상 과정에서 7시 PC-OFF제를 도입했습니다.
퇴근 시간을 강제로 규정해서 '저녁이 있는 삶'을 제공하겠다는 건데, 지켜지지 않는 곳이 있는 등 빈틈이 많았습니다.
서환한 기자입니다.
【 기자 】
금융권이 지난해 전국금융산업노조와의 임금협상에서 도입한 7시 PC-OFF제.
「저녁 7시엔 전산시스템을 꺼서, 야근에 시달리던 직원들에게 저녁이 있는 삶을 제공하겠다는 취지입니다.」
하지만 도입 8개월여가 지난 지금, 이 제도는 빈틈투성인 채로 운영 중입니다.
우선 금융사들은 초과근무(OverTime Job) 신청이라는 PC-OFF 예외조항을 만들었습니다.
노조가 과도한 초과근무를 감시·지적하고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제재력이 떨어졌습니다.
업계 관계자들은 "근무량이 줄거나 직원이 늘어나는 등의 근무환경 변화가 수반되지 않는 한 지켜질 수 없었던 공약"이라고 지적합니다.
▶ 인터뷰 : 시중은행 직원
- "(컴퓨터를) 어차피 다시 켜서 잔업을 마쳐야 하기 때문에 이 제도가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직원을 더 뽑든지, 업무를 줄여주는 게 병행이 돼야 하는데…"
일부 직원들은 오히려 PC-OFF제가 번거롭다고 반발하는 상황.
엎친데 덮친 격으로 일부 금융사들은 초과근무 시 고과평가에 불이익을 주는 제도까지 도입합니다.
▶ 인터뷰 : 은행 관계자
- "8월부터 영업점
근무환경은 고려하지 않은 평가제 도입으로, 오히려 직원들의 스트레스는 높아지고만 있습니다.
'저녁이 있는 삶'이, 금융업 종사자들에게 자연스레 여겨지는 날이 올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M머니 서환한입니다. [bright8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