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 인간의 생존 도구였다 『꿈의 인문학』 ‘오징어 게임’의 성공 비결은 혼종?『혼종의 나라』
“브라질의 신경과학자인 싯다르타 히베이루는 이 책에서 꿈과 수면이 인간의 인지 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속속들이 밝혀낸다. 19년의 꿈에 관한 연구의 정수를 담은 이 책은 꿈과 관련한 역사와 예술과 과학 이야기를 넘나든다.”
꿈은 인간의 생존 도구였다 『꿈의 인문학』
↑ 싯다르타 히베이루 지음 / 조은아 옮김 / 흐름출판 펴냄
저자는 정신분석학을 통해 20세기 이후 문화에 큰 영향을 준 프로이트의 꿈 연구에서 한 발 더 나아간다. 꿈이야말로 과거와 미래를 통합하는 생존의 도구라는 것. 신경학자 마크 솜즈는 도파민과 보상체계가 꿈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도파민의 양이 적을수록 꿈을 적게 꾸고, 도파민의 양이 늘어나면 꿈꾸는 시간도 늘어난다.
꿈은 무작위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도파민으로 활성화되는 보상 체계에 의해 생성되는 이미지임을 알게 된다. 저자는 여기서 나아가 의식을 뉴런과 시냅스 같은 뇌신경 단위로 연구하는 분자생물학을 통해 꿈의 예측성을 설명한다.
강렬한 경험은 시냅스의 연결을 강화해 기억에 남아 있는 내용의 꿈을 반복해 꾸게 한다. 생존과 관련된 정보일수록 다양한 형태로 시뮬레이션 되어 예언적인 꿈으로 나 타난다. 꿈은 자신을 위험 상황에서 보호하기 위한 일종의 시뮬레이션 과정인 셈이다.
‘오징어 게임’의 성공 비결은 혼종?『혼종의 나라』
↑ 문소영 지음 / 은행나무 펴냄
‘오징어 게임’이 세계적으로 성공한 이유는 가장 한국적인 놀이를 소개해서가 아니었다. 데스게임이란 장르를 한국적 소재와 버무리고, 계급갈등이란 문제의식이 뒤섞이며 잔혹한 아이러니를 느끼게 했기 때문이다. 이런 ‘혼종’이야말로 한국 문화의 경쟁력이라고 분석하는 책이다. 책은 영화, 드라마, 예능, 미술 등 다양한 시각문화와 사회적 이슈 등 일상의 이면에 질문을 던지고, 그것들에 숨겨진 오늘의 한국 사회와 한국인의 특징들을 포착한다.
「중앙일보」 칼럼 ‘문화가 암시하는 사회’에 인기리에 연재해온 내용을 묶어 보완한 책은, 개인과 세대, 나아가 우리 사회와 전 세계가 열광하는 한국의 문화의 트렌드를 꿰뚫는 하나의 단어로 ‘혼종’을 꼽는다.
탈식민주의 학자 호미 바바는 제국의 영향을 받은 식민지 문화가 다양성과 잠재력을 키워 결국 문화 권력을 전복할 수 있음을 설명하는 데 이 개념을 사용했다. 돈, 손절과 리셋, 반지성 주의 등 7개의 키워드로 바라본 이상하고 아름다운 한국 문화 이야기다.
[글 김슬기·박찬은 기자 사진 각 출판사]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26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