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지난 5월10일 카카오톡 업데이트(v10.2.0)를 진행하며 ‘채팅방 조용히 나가기’ 기능을 실험실에 추가했다고 알려지며 화제다.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한 이용자는 카카오톡 실험실에서 ‘채팅방 조용히 나가기’ 옵션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 (일러스트 포토파크) |
‘채팅방 조용히 나가기’ 기능은 카카오가 2023년 연중으로 진행할 ‘카톡이지’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SNS 메신저 대화가 주요 연락 수단이 된 시대. 카톡이 더 많은 연결을 도울수록, 수많은 대화와 확장된 관계들로 피로감을 호소하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카톡이지’는 이용자의 대화 스트레스나 부담을 줄이고 일상 속 편의를 향상시키는 데 초점을 맞춘 프로젝트다.
카카오톡의 이번 서비스가 한 차례 화제가 된 이유는, 그룹 채팅방 개설의 목적성과 이를 이용하는 이용자들 사이의 간극 때문이기도 했다. 사실 메신저 대신 대면으로 대화를 하는 사람들이나, 그룹 채팅방을 나가는 것에 크게 여의치 않는 사람들에겐 이와 같은 서비스 유무는 굳이 상관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일부 이용자들 사이에선 그룹 채팅방에서 대화 참여자 중 누군가 나갔을 때, 나간 사람이 대화의 주제로 변하기도 하고, 남은 사람들은 이에 불편함을 느끼며 되려 카톡방을 나가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는 의견도 종종 찾아볼 수 있었다. 한 가지 예로, 대학교에서 과제를 위해 모인 그룹 채팅방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해당 채팅방은 과제 종료 시 목적을 잃는다. 그 순간 이곳은 ‘눈치게임의 장’이 된다. 선발적으로 누가 먼저 나갈 것인가. 또는 자발적으로 ‘이제 채팅방을 없애자’고 말할 사람은 누가 될 것인가. 기자의 경우도 이 같은 경우로 만들어진 카카오톡 그룹 채팅방이 수십 개는 존재하고, 그중에서 ‘역할을 잃은 채 나가지 않은 채팅방’ 역시도 수십 개는 된다. 개인적으로 종내에는 오랫동안 그룹 내 대화가 없었던 채팅방 목록을 멤버들의 유지 여부에 따라 제거되는 서비스가 오길 기대하고 있다.
카카오는 이번 서비스 개시를 알리며, 채팅이 뜸해졌거나 나갈 타이밍을 놓친 그룹 채팅방의 불필요한 메시지와, 알림으로 불편을 겪었던 이용자들의 스트레스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 (사진 카카오) |
대화 상대방에게 메시지 확인 여부를 알려주는 부가적인 기능 등이 생겨나며, ‘읽씹’(메시지를 읽고 답변을 무시하는 행위), ‘안읽씹’(메시지를 읽지 않고 답변을 무시하는 행위)에 대한 고찰을 논하거나, 답변 내용과 속도로 상대와의 관계나, 심리 등을 점쳐보는 것 역시 ‘카톡 피로감’으로 호소되기도 해왔다. 이제는 상대의 ‘말풍선’에 따라 붙은 작은 공감 리액션 버튼이 (기존의 캐릭터형 이모티콘과는 또 다르게) 카톡의 부담을 줄여주는 일종의 서비스가 된 것이다.
카카오는 이번 업데이트를 시작으로 올해 안에 이용자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기능을 지속적으로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알림을 손쉽게 끄거나 알림 방식을 이용자 상황에 맞게 설정하는 등의 기능이 포함될 예정이다. 카카오 홍은택 대표이사는 이번 서비스 개선에 대해 “카카오톡이 최근 10년간 발신된 메시지 수가 7조6,000억 건에 이르는 등 많은 국민들의 사랑을 받으며 성장해 왔지만, 대화의 양과 소통의 목적, 대화를 나누는 관계의 다양성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이용자 불편과 부담감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도 이용자 의견에 귀 기울이고, 다양한 개선 사항들을 반영해 이용자 만족도를 높이고 편의 향상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톡은 이후에도 친구 목록에 없는 이용자가 그룹 채팅방에 초대하는 경우 수락 여부를 확인하는 ‘모르는 친구 채팅방 초대 수락/거절’, 예약 메시지 표시 제거를 통한 ‘예약 메시지’ 사용성 향상, 유저의 안전을 위한 ‘톡사이렌’ 기능 등을 업데이트할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이 같이 새롭게 생겨나는 기능과 관련한 대화 방식에서도 ‘옳고. 그름의 기준’은 계속해서 생겨날 것이다. 하지만 연락 수단이 대면에서 전화로, 전화에서 문자로, 문자에서 SNS 메신저로 변화하기 시작한 것처럼, 다양해진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대한 부드러운 수용성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현대사회에서는 인간의 주의력이 자원이자, 경제력이 되는 시대(Attention Economics주의력 경제, 미 경제학자 허버트 사이먼이 이론화한 개념)다. 각종 플랫폼을 통해 사람들은 다양한 정보를 지각하게 되고, 그 가운데 특정 정보에 관심을 기울여 행동의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이제 ‘알고리즘’ ‘웹 검색 기록’을 기반으로, 사용자들의 주의력을 끌고자 하는 것이 ‘플랫폼의 경쟁력’이 됐다.(참고 위키피디아) 하지만 단톡방에서 나나 타인의 상태를 알리는 지나친 ‘정보 비만’은
[글 시티라이프부 이승연 기자(lee.seungyeon@mk.co.kr)]
[사진 및 일러스트 카카오, 포토파크]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881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