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대표팀은 지난 98년 대회 이후 12년 만에 토종 사령탑 체제로 월드컵을 맞이하게 됐는데요.
결코 순탄치만은 않았던 허정무 호의 여정을 김천홍 기자가 되짚어 봤습니다.
【 기자 】
시드니 올림픽 8강 진출에 실패한 후 7년 만에 대표팀 사령탑으로 돌아온 허정무 감독.
「허정무 호가 최종예선 이란전까지 거둔 성적은 11승 13무 1패.」
데뷔전이었던 칠레전 패배를 제외하고는 흠잡을 데 없어 보이는 성적표지만, 13번의 무승부가 말해주듯 조마조마한 경기로 팬들의 애간장을 태웠습니다.
'도대체 언제까지 실험만 할 것이냐'는 비아냥도 들었습니다.
▶ 인터뷰 : 허정무 감독 / 작년 9월 요르단전 직후
- "여러 가지로 좀 많이 테스트해보고 어떤 조합을 찾을 것인가 연구를 했고…찬스를 만드는 과정은 괜찮았는데, 마무리하는 과정이 좀 부족한 점이 있었지만, 앞으로 좋아질 거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결국 '위기의 허정무 호'를 살린 건 그가 발탁한 신예들이었습니다.
최종예선 첫 경기 북한전.
충격의 패배 직전 팀을 구해낸 건 약관의 기성용이었습니다.
기성용은 이후 대표팀 부동의 중앙 미드필더로 자리 잡았습니다.
골 잔치를 벌이며 상승세의 계기를 마련했던 아랍에미리트전.
골 폭풍의 중심에는 이근호가 있었습니다.
이근호는 허정무 호에서 가장 많은 7골을 기록했습니다.
'돌아온 천재' 박주영은 모랫바람을 잠재우는 데 앞장섰습니다.
▶ 인터뷰 : 박주영 / 작년 11월 사우디 원정경기 전
- "못 이겼다는 건 전 세대나 다른 선수들이 못 이겼다는 것이고, 일단은 이기기 위해 왔기 때문에 꼭 승리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박주영은 6골 중 4골을 중동팀 골문에 명중시키며 '중동킬러'의 명성을 재확인했습니다.
그리고 '지지 않는 팀' 허정무 호의 중심에는 '캡틴' 박지성이 있었습니다.
지난해 10월부터 주장을 맡은 박지성은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팀 상승세를 주도했습니다.
물론 아시아 수준을 뛰어넘은 환상적인 기량은 기본이었습니다.
이렇게 근심 속에 출발했던 허정무 호는 웃으며 닻을 내렸습니다.
이제 허정무 호는 '국내파 감독 첫 월드컵 본선 승리'라는 목표를 향해 새로운 여정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천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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