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아시아 라운드에 나선 우리 대표팀이 일본에 2대14, 충격의 콜드게임패를 당했습니다.
내용도, 결과도 모두 불만스러운 한판이었습니다.
김천홍 기자가 전합니다.
【 기자 】
경기 전 양팀 선수들은 완전히 상반되는 표정을 보였습니다.
우리 대표팀에는 자신감과 여유가 엿보였지만, 일본 선수들의 얼굴에는 비장함마저 감돌았습니다.
그러나 '제2의 도쿄 대첩'을 기대한 야구팬들의 바람과는 달리, 경기결과는 너무나 참혹했습니다.
2대14, 7회 콜드게임 패.
무엇보다 에이스 김광현의 부진이 너무나 뼈아팠습니다.
유난히 일본에 강한 면모를 보였던 김광현이지만, 일본의 '현미경 야구'에는 당해낼 도리가 없었습니다.
그동안 김광현의 슬라이더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던 일본 타자들은 오히려 슬라이더만 노려치며 1회 초에만 3점을 뽑아냈습니다.
1회 말 공격에서 4번 타자 김태균이 마쓰자카로부터 140m짜리 투런 홈런을 뽑아내 김광현의 어깨를 가볍게 해 줬지만, 2회에는 제구력 난조가 발목을 붙잡았습니다.
무사 만루위기에서 나카지마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더니, 무라타에 3점 홈런을 맞으며 그대로 무너졌습니다.
김광현이 조기 강판당하며 분위기가 기운 탓도 있었지만, 이어 나온 투수들 역시 일본 타자들을 전혀 압도하지 못했습니다.
정현욱이 비교적 묵직한 구위를 보였을 뿐, 장원삼, 이재우 모두 일본 타자들에게 혼이 나며 6점을 더 내줬습니다.
마운드가 가라앉자 타선도 함께 침묵했습니다.
김태균의 한 방 외에는 이렇다 할 공격이 없었고, 결정적인 순간 실책성 플레이가 속출하며 자멸하고 말았습니다.
중국의 전력이 여전히 한 수 아래긴 하지만, 최근 대만을 연파한 데서 알 수 있듯 방심은 금물입니다.
일본과의 설욕전도, 중국을 이겨야만 생각할 수 있습니다.
mbn뉴스 김천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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