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유산인 조선왕릉 명칭과 표기가 무덤 옆에 무덤 주인공을 병기하는 방식으로 바뀝니다.
이에 따라 구리 동구릉에 있는 건원릉은 건원릉(태조), 서울 강남구 정릉은 정릉(중종)으로 쓰게 됩니다.
문화재청은 이달(9월)부터 조선왕릉 능(陵)과 원(園) 명칭을 능호와 원호뿐만 아니라 그 무덤에 잠든 능주(陵主)와 원주(園主)를 같이 쓰는 것으로 바꾼다고 오늘(10일) 밝혔습니다.
적용 대상은 왕릉 42기와 원 14기로, 능과 원 주인을 보다 쉽게 알 수 있도록 한 조처입니다.
조선왕릉 표기 방식이 변경됨에 따라 한글 능호가 동일해 발생한 혼란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됩니다.
예컨대 조선왕릉 가운데 장릉은 세 개가 있습니다. 단종이 묻힌 강원도 영월 장릉(莊陵), 인조 부친 원종과 부인 인헌왕후 무덤인 김포 장릉(章陵), 인조와 부인 인열왕후를 모신 파주 장릉(長陵)은 모두 한글 능호가 장릉입니다.
또 경기도 여주에 있는 세종 영릉(英陵)과 효종 영릉(寧陵), 중종 정릉(靖陵)과 태조 정비 신덕왕후가 잠든 성북구 정릉(貞陵)도 한글 능호가 같습니다.
다만 문화재청은 사적 지정 명칭과 유네스코 등재 명칭은 변경하지 않고, 문화재청 누리집과 조선왕릉관리소 누리집을 비롯해 문화재 안내판, 홍보자료만 표기를 바꾸기로 했습니다.
아울러 구리 동구릉, 서울 헌인릉처럼 왕릉이 여러 개 모인 왕릉군 명칭은 능주를 하나하나 적기 어려워 기존 명칭을 유지하기로 했습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국민 대다수는 능 명칭보다는 실제로 누가 잠들었는지가 더 궁금하기 마련인데, 능호만으로는 설명문을 보기 전까지 누구 무덤인지 알 수 없었다"며
이어 "추석 연휴 이전에 왕릉에 비치할 유료 소책자인 '왕에게 가다'부터 변경된 명칭을 쓴다"며 "12월까지 문화재 안내판, 조선왕릉 전시관과 역사문화관에 있는 명칭도 수정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