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할랄 음식 품절 안내/사진=MBN |
서울대학교 학생식당에서 어제(2일)부터 선보인 할랄 음식. 판매를 시작하자 30분 만에 '판매 수량' 150인분이 떨어졌습니다. 그동안 마음 편히 음식을 먹지 못했던 무슬림 학생과 교직원들이 몰려온 것일까요? '기대 반 우려 반' 속에 문을 연 할랄 코너,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직접 기자가 조리실로 들어가 확인해봤습니다.
◆무슬림 학생만 즐긴다?…"'중식·일식'처럼 한국학생들도 즐겨 먹길"
↑ 할랄 음식을 먹고 있는 한국 학생들/사진=MBN |
서울대학교는 국내 무슬림 학생들을 위해 학생식당인 감골식당에서 할랄 음식을 제공하기로 했습니다. ‘할랄’은 아랍어로 신이 허용한 것이라는 뜻으로 할랄 음식은 이슬람 율법에 맞게 가공하고 조리된 음식을 말합니다. 맨처음 할랄푸드가 들어오기로 한 소식이 전해지자, 할랄 음식이 필요한 소수 무슬림을 위해 일반 학생들의 선택폭의 좁아든 것 아니냐는 일각의 비판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할랄 코너'의 긴 줄의 절반 이상은 한국 학생들이었습니다.
할랄음식을 먹기 위해 개장 시간에 맞춰 온 항공공학부 한상훈 학생은 “학생식당이라서 큰 기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의외로 푸짐하고 퀄리티가 좋아서 놀랐다”며 흡족해했습니다. 친구인 권오준 학생도 “기대 이상이다. 맛은 물론 이태원에 있는 외국 식당에 온 것 같은 느낌이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식당 관계자는 “할랄 음식 그대로를 재현하도록 노력했다. 하지만 일반 학생들도 즐길 수 있게 식단을 고려했다. 한국 사람들도 일식이나 중식을 즐기지 않나. 그와 같이 음식 코너의 한 부분으로 생각하면 좋겠다”라며 무슬림 외 학생들의 입맛도 고려했다고 강조했습니다.
◆'밥 찾아 삼만리' 이태원행했던 무슬림..가까운 학식에서 끼니 해결
음식에 대한 불편함을 호소해왔던 무슬림 학생들도 두 손 들고 환영했습니다. '끼니'를 해결하기 위해 이태원을 갔다는 기계항공공학부 센패리 학생은 연신 “맛있다”는 감탄사를 연발했습니다. 센패리 학생은 “이제 학생식당에서 할랄 음식을 즐길거에요”라며 만족감을 나타냈습니다. 컴퓨터공학과 아바시 이크라 아파잘 학생도 "맛있어요. 우리나라(=파키스탄) 음식 맛과 정말 비슷해서 좋았어요. 물론 한국 음식도 맛있지만 간혹 맞지 않았는데 할랄 음식 먹을 수 있어서 기뻤어요”라며 미소를 감추지 못했습니다.
◆ 까다롭다고 알려진 할랄, 학생식당에서 제대로 만들 수 있을까?...의심은 NO!!!!
↑ 서울대 학생식당 할랄 음식 식자재/사진=MBN |
↑ 어제(2일) 나온 서울대 할랄 음식 '양고기 샤이케밥'/사진=MBN |
평일 기준 평균 1천명이 이용하는 감골식당에서 과연 할랄 코너가 제대로 운영될 수 있을까요? 사실 할랄 음식을 까다롭기 유명합니다. 돼지고기와 알코올 성분이 들어가서 안되며, 할랄 음식에서 허용하지 않은 것 (율법에 맞게 도축되지 않은 고기나 피)등이 조리 도구에 묻어서도 안됩니다. 그렇기에 비교적 '저가'인 학생 식당에서 '까다로운' 할랄 식당을 제대로 운영할 수 있을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도 했습니다.
취재기자가 매의 눈으로 살펴본 결과, 깐깐하게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도마나 칼 등 도구가 섞이지 않게 따로 세척해 보관하고 있고 ‘할랄 전용 교차 사용 금지’라는 글귀도 곳곳에 적혀 있습니다. 냉장고도 '기습적으로' 확인해봤습니다. 육류 식자재에 박힌 할랄 인증 마크가 제 눈에 들어왔습니다. 식당 관계자는 “메뉴 개발은 전문 쉐프를 두고 따로 하고 있다. 직원 모두 1박 2일 합숙 교육을 통해 조리법을 익혔다. 할랄 메뉴를 결정하기 전 서울대에서 품평회를 거쳐 확정한 것이다”라고 전했습니다.
↑ 할랄 음식을 먹고 있는 무슬림 학생/사진=MBN |
[MBN 온라인뉴스팀 인턴기자 김평화 정아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