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피해 건수가 2670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민관합동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개선위원회'가 조사한 결과다. 특검과 감사원이 밝힌 블랙리스트 피해 사례 보다 400여건 늘어났다. 문체부 산하 진상조사위는 20일 서울 종로구 KT빌딩에서 가진 기자 브리핑에서 블랙리스트에 오른 인사 가운데 실제로 검열이나 지원 배제 등의 피해를 본 문화예술인은 1012명, 문화예술단체는 320개로 조사됐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번 발표는 2008년 8월 27일 만들어진 '문화권력 균형화 전략'부터 2017년 7월 서울중앙지법이 블랙리스트 사건 판결문에 첨부한 범죄일람표까지 약 10년에 걸쳐 작성된 블랙리스트와 관련 문서 12건에 대한 중간 조사 결과다.
진상조사위 관계자는 "이번에 공개한 블랙리스트 문서 중 일부는 다른 곳에서 조사된 적이 없다"며 "오늘 발표는 지금까지 정부가 진행한 블랙리스트 조사를 아우른다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중복 사례를 고려할 때 블랙리스트에 이름을 올린 문화예술계 개인과 단체는 약 1만 명(개)으로 추정된다"면서 "정확한 수치는 추후에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블랙리스트 피해 사례를 살피면 알려진 것보다 광범위하다. 박근혜 정부 당시 문체부는 블랙리스트를 작성하면서 특정인의 등재 이유로 2000년 '안티조선 지식인 선언명단', 2003년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 취임사 준비위원회' 등을 명시했다. 김대중·노무현 정권에서
한편 진상조사위는 지난 8월 31일부터 3개월간 블랙리스트 피해 사례를 받은 결과 175건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는 공연이 51건으로 가장 많았고 영화가 33건으로 뒤를 이었다.
[김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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