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훈 청주시장이 다음 달 5∼10일 프랑스 파리 출장길에 오릅니다.
이 시장의 방문 코스에는 고려 말인 1377년 청주 흥덕사에서 발간된, 현존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약칭 직지)이 보관된 프랑스 국립도서관이 포함됐습니다.
청주시는 2012년 열린 직지축제를 시작으로 작년 9월 개최된 직지 코리아 때까지 모두 4차례에 걸쳐 직지 원본 전시를 추진했으나 모두 허사였습니다.
프랑스 국립도서관 측은 "직지는 한 번도 외부로 반출된 사례가 없다"는 비공식 입장을 밝히며 청주시 요청을 완곡하게 거절했습니다.
이 시장은 이번 파리 방문 때 프랑스 국립도서관을 찾아가 직지 원본 대여를 다시 한 번 요청할 계획입니다.
청주시 관계자는 "직지 원본을 청주에서 전시하고, 청주시가 소장한 한국 고문헌을 파리에서 전시하는 문헌 교류를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직지 원본 대여와 관련, 청주시의 뜻을 이루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이 관계자는 "프랑스 국립도서관 측은 '직지 대여'라는 말 자체가 언급되는 것을 꺼린다"며 "이 시장의 파리 방문이 직지 원본을 국내에 전시하려는 청주시의 의지를 보여주는 데 그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직지는 상·하 2권으로 발간됐는데 아쉽게도 원본은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하권 한 권만 유일하게 남아 있습니다.
직지는 1886년 한불수호통상조약 이후 초대 공사와 3대 공사를 지낸 콜랭 드 플랑시가 1880년대 말에서 1890년대 초 국내에서 수집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렇게 수집된 직지는 플랑시의 다른 소장품들과 함께 1911년 파리 경매장에 나왔고, 골동품 수집가 앙리 베베르에게 단돈 180프랑에 팔렸습니다.
1952년 베베르가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기증한 직지는 도서번호 109번, 기증번호 9832번을 달고 동양 문헌실에 보관돼 있습니다.
직지의 존재는 1972년에야 알려졌습니다. 당시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사서로 근무하던 고 박병선 박사가 직지를 발견, 국내에 알리면서 비로소 빛을 보게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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