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디의 비극 오페라 '리골레토'가 1997년 공연 이후 20년 만에 돌아왔습니다.
19세기 배경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시도가 눈길을 끕니다.
주말 볼만한 공연을 이상주 기자가 소개합니다.
【 기자 】
청바지를 입은 배우가 SF 영화에나 나올 법한 배경에서 노래합니다.
19세기 오페라 리골레토의 배경인 폭력과 범죄, 부패가 난무하는 어둠의 세상이 나이트클럽으로 바뀌었습니다.
만토바 공작은 나이트클럽의 오너로, 광대 리골레토는 클럽에서 쇼를 하는 코미디언입니다.
부도덕하고 타락한 귀족사회를 응징하려 했던 리골레토, 그러나 지켜주려던 자신의 딸만 목숨을 잃습니다.
시대를 초월한 아리아들이 몰입도를 높이며 인간 내면의 악함에 대한 메시지가 여전한 감동을 전합니다.
[도둑맞은 책]
천재적인 제자의 시나리오를 훔친 작가가 납치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스릴러 연극입니다.
하나의 사건이 다른 사건으로 연결되며 의문이 확장되고 주인공을 둘러싼 주변인의 고뇌와 시기, 질투가 대립하는 심리 묘사가 관객을 무대에 집중하게 만듭니다.
인간의 근원적인 욕망과 현대사회에서 타인과 경쟁하는 욕구에 대한 내밀한 구성으로 2014년 초연 후 매년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XXL레오타드 안나수이 손거울]
어른들이 만든 생존경쟁에 몰린 아이들이 우정을 찾아가는 이야기.
레오타드를 입고 사진을 찍는 취미를 가진 준호는 타인의 선입견과 이로 인해 입시에 나쁜 영향을 받을까 두렵습니다.
남과 '다름'을 인정하지 못하고 '타인'에 기준을 맞춘 아이들의 현실을 돌아보며 우정을 찾아가는 내용으로, 지친 10대들에게 따듯한 위로를 전합니다.
MBN뉴스 이상주입니다. [mbn2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