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열치열'로 더위를 잊는 뮤직 페스티벌의 계절이 돌아오고 있다. 올 여름은 특히 전통의 '록페스티벌'에 신흥강자 'EDM 페스티벌'이 강력한 도전장을 내밀고 있어 그 승패가 어느 때보다 주목을 끌고 있다.
전자음악을 기반으로 한 빠른 템포에 신나는 리듬은 페스티벌과 적격.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대세는 EDM"이라고 말한다. 올해 한국에서 열리는 EDM 페스티벌은 규모나 헤드라이너(주요 참가 아티스트) 모든 면에 있어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 6회째를 맞은 아시아 최대 규모의 EDM 페스티벌인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UMF) 코리아'에도 15만 명이 넘는 관객이 찾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UMF 관계자는 "2~3년 전만 해도 10만명 수준이었는데 올해엔 15만명을 훌쩍 넘길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달 10~11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UMF코리아는 본고장인 마이애미 다음으로 큰 규모로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 주경기장, 보조경기장, 주차장 등 모든 공간을 활용한다. 올해엔 EDM 강국 스웨덴 출신인 천재 DJ 알레소를 비롯해 인도의 카슈미르, 네덜란드의 대쉬 베를린과 하드웰 등 전세계의 EDM 스타들이 대거 내한한다. 100명 이 넘는 아티스트가 찾을 예정이다.
세상에서 가장 큰 클럽, '월드클럽돔(WCD 코리아)'이 최초로 한국을 찾는다. 201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시작해 매년 개최되고 있다. 아시아 최초로 오는 9월 22∼24일 열리는 '월드클럽돔코리아'는 인천 문학경기장 전체를 거대한 클럽으로 꾸민다. 최근 공개된 1차 라인업에는 '디미트리 베가스 앤드 라이크 마이크'를 비롯해 '아민 판 뷔런', '아프로잭', '스티브 아오키'등 대중적으로 인지도 높은 EDM 그룹과 빌보드 뮤직 어워드의 'DJ 스네이크'와 '돈 디아블로' 등 세계적인 DJ 들이 이름을 올렸다.
국내 3대 기획사로 꼽히는 SM도 EDM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다음달 27일 서울 난지 한강공원에서 두번째 페스티벌 '드림스테이션 리브 포 나우'를 개최한다. 쇼텍,너보 등 EDM 듀오 등을 비롯해 SM 소속 걸그룹 레드벨벳이 출연한다. 이처럼 EDM 페스티벌의 높아진 인기에 대해 김반야 대중음악평론가는 "사람들의 클럽에 대한 인식 변화도 EDM 페스티벌 위상 제고에 한 몫 했다"며 "페스티벌 관객들이 바라는 일탈과 즐거움을 주기에는 EDM의 빠른 비트가 적격"이라고 덧붙였다.
대중음악 평론가인 김작가는 "EDM 강세는 한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트렌드"라며 "빌보드만 봐도 EDM과 EDM을 접목시킨 팝이 대세다. 더 이상 록스타가 나오지 않는 시대에 록 페스티벌이 예전만큼의 화려한 헤드라인업을 꾸리기 쉽지 않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EDM은 다른 장르에 비해 비용이나 개런티 면에서 유리하다. 밴드의 경우 뮤지션을 비롯 매니져, 스텝이 모두 와야 하지만 DJ들은 혼자 USB만을 들고 전세계를 돌아다닌다. 이에 큰 규모로 꾸려진다는 점 역시 EDM 패스티벌의 흥행 요소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
'록 페스티벌'의 전성기는 2000년대 중 후반부터였다. 이 때부터 '지산 밸리록 패스티벌'과 '펜타포트 록 패스티벌'의 2강 체제가 굳어졌다. 'EDM’의 거센 추격에 '록 페스티벌'은 '장르의 용광로'라 불릴 정도로 다양한 음악 장르를 흡수하며 확장해 나가는 중이다. 8월 11일부터 13일까지, 3일간 인천 송도달빛축제공원에서 열리는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의 1차 라인업에는 '저스티스', '바스틸', '5 Seconds of Summer'등이 이름을 올렸다. 그 중 '저스티스'가 눈길을 끈다. 록 페스티벌에 프렌치 EDM의 대표 아이콘이 뜬 것이다.
'지산 밸리록 뮤직 앤 아츠 페스티벌'도 마찬가지다. '고릴라즈', '메이저 레이저', '로드', '루카스 그레이엄', '시규어 로스' 등이 1차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메이저 레이저' 역시 미국의 디제이 디플로와 잉글랜드의 DJ 겸 프로듀서인 스위치로 이뤄진 EDM 그룹이다. 그래미 시상식에서 2관왕을 차지한 팝의 신성 '로드', 북유럽의 음유시인 '루카스 그레이엄' 등 팝 장르의 대세들도 7월 28일부터 30일까지 지산리조트서 펼쳐지는 무대에 오른다.
'너바나', '레드 핫 칠리 페퍼스', '콜드플레이', 각자가 최고로 뽑는 록의 전설들을 다 다르겠지만 록 음악은 저항과 반항의 상징으로 10대 때 어른이 되기 전 반드시 한 번은 거쳐야 하던 통과의례와도 같았다. '록'을 과거에 좋아했던 사람들과 현재 좋아하는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찾으면서 록 페스티벌은 10대와 20대의 전유물이 아닌 전 계층이 즐기는 축제로
[김연주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