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금빛나 기자] 지난 2013년 서울연극제에 출품된 연극을 뮤지컬로 재탄생시킨 뮤지컬 ‘마이맘’이 다시 한 번 무대에 오른다. 2014년 초연보다 한층 발전시켰다고 하나 맞지 않은 손발은 어색했고, 생뚱맞은 넘버와 안무들은 차라리 뮤지컬이 아닌 연극이었다면 더 좋았을 정도로 서툴렀다.
24일 오후 서울 성동구 소월아트홀에서 뮤지컬 ‘마이맘’ 프레스콜이 열렸다. 이날 프레스콜에는 주연배우 조갑경, 김명희, 박은영, 장덕수, 신윤철 등이 참석했다.
‘마이맘’은 엄마와 단둘이 사는 건우의 이야기를 다룬다. 건우는 운동화에 구멍이 났음에도 제대로 된 신발을 살 수 없는 가난한 삶에 깊은 절망을 느낀다. 그러한 삶에 화를 참지 못한 건우는 엄마에게 심한 말을 쏟아내고 밖으로 나선다. 엄마는 그런 건우가 못내 마음에 걸리고, 큰맘 먹고 그의 운동화를 사러 나서다가 교통사고를 당하고 만다. 엄마가 죽은 후 건우는 단 한 시간이라도 엄마와 시간을 보내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그 순간 기적적으로 30년의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 자신과 동갑인 엄마와 만나게 된다.
↑ 사진=이현지 기자 |
주인공인 엄마 역은 가수 조갑경이 맡게 됐다. 조갑경의 뮤지컬 도전은 2007년 메노포즈 이후 약 8년 만이다. ‘마이맘’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조갑경은 “처음 고민도 많이 했다. 다행히 엄마 역할이었고 공감할 수 있는 내용도 많았다. 처음 시작이 힘들었을 뿐, 내면적인 감정은 그 누구보다 잘 알겠더라. 개인적으로 무척 와 닿았다”고 전했다.
‘마이맘’은 조갑경 뿐 아니라, 그의 두 딸인 홍석희, 홍석주 양 또한 함께 한다. 조갑경은 “아이들이랑 같이 해서 더 좋다. 석주의 꿈이 가수다. 농담으로 요즘 가수는 연기도 잘 해야 해 이렇게 덜컥 큰 역을 맡게 됐다. 그래도 책임감이 있게 잘 해주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다”며 “자식이다 보니 하는 게 그렇게 밉게는 안 보인다. 작품을 통해 딸들과 더 사이가 좋아지고 있는 중”라고 웃어보였다.
‘마이맘’을 통해 뮤지컬에 첫 데뷔하게 된 홍석주 양은 “연기 자체가 처음이다. 무척 떨었는데 막상 하니 재미있다. 엄마와 함께 해서 안정되는 것도 있다. 이런 기회를 만들어준 엄마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 사진=이현지 기자 |
‘마이맘’을 제작한 극단 독무의 최교익 대표는 작품에 대해 “‘마이맘’은 연극에서 시작을 해서 3년간 발전해 왔고 또 발전해 갈 뮤지컬이다. 글을 쓰면서 개인적으로 마음이 아팠던 넘버가 ‘엄마 사랑해 미안해’였다. 죽은 엄마가 다시 살아나서 상처를 꿰매는 것처럼 운동화를 꿰매는 장면인데, 극 전체적으로 의미가 깊다”며 “‘마이맘’만의 장점은 모든 연령대가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계절과 상관없이 온 가정이 함께 볼 수 있는 작품”이라고 자신했다.
온 연령대가 함께 볼 수 있다는 장점을 내세운 뮤지컬이지만 전체적으로 허술한 연출과, 아직은 서툰 배우들의 연기는 아쉬움이 남아있었다. 무대 중간 중간 일어난 마이크 접촉사고는 작은 실수로 봐주고 넘긴다 하더라도, 전반적으로 어설픈 무대 구성과 연기호흡이 살짝살짝 어긋나는 배우들은 다소 연습해 필요해 보였다. 다양한 넘버를 통해 관객들의 호흡을 유도한 것은 좋았으나, 전체적인 극의 분위기와는 동떨어져 보였다. 뮤지컬의 쇼적인 요소 역시 극에 완벽하게 녹아들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차라리 쇼적인 요소와 출연 인물을 줄이고, 극의 기본이 되는 엄마와 석주의 감정선에 집중한 연극이었다면 그를 통해 오는 감동이 더 극대화되지 않았을까.
뮤지컬 ‘마이맘’은 6월25일부터 7월26일까지 소월아트홀에서 공연된다.
금빛나 기자 shinebitna917@mkculture.com /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