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유지혜 기자] 최근 청춘을 콘셉트로 하는 콘텐츠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작년 tvN 드라마 ‘미생’에서 늘 열심히 해도 힘들기만 한 청춘들의 일상을 정면으로 조명하며 ‘직장인 코드’와 ‘갑을 콘셉트’를 다른 프로그램에 전파했다. 올해에는 KBS2 주말드라마 ‘파랑새의 집’이나 tvN 금요드라마 ‘초인시대’ 등에서 취업에 아파하고, 사랑에 힘들어하는 청춘들의 비애를 담아냈다.
‘청춘물’이라는 장르가 있을 정도로 청춘들이 등장하는 드라마나 영화는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눈 여겨봐야 할 점은 미디어에서 보여지는 청춘의 자화상이 과거와 현재가 확연히 다르다는 것이다. 과거는 낭만과 패기가 넘치는 모습으로 캠퍼스 라이프를 그려냈다면, 최근의 청춘들은 취업 전쟁에 늘 패배하고 사랑마저도 현실의 여건 때문에 쉽게 하지 못하는 애달픈 모습으로 그려진다.
↑ 사진제공=마이크임팩트 |
이렇게 패기 가득한 모습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는 모습으로 변모한 청춘들이 드라마나 영화에 나오는 이유는 현실을 반영한 결과다. 취업률은 매해 떨어지고 있고 (대졸자 기준 2012년 취업률 56.2% 기록, 2014년 54.8%로 하락) 청년 실업률은 11.1%를 기록하며 1999년 이후 15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런 현실 때문에 취업, 연애, 결혼을 포기한다는 ‘삼포세대’라는 말이 유행어가 됐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청춘들에게 일 년에 한번 휴식을 제공하는 페스티벌이 있다. 바로 올해로 7번째를 맞이하는 ‘청춘페스티벌’이다. 이름부터 ‘청춘’을 내걸고 나서, 청춘의, 청춘을 위한, 청춘에 의한 페스티벌임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 7회 째인 ‘청춘페스티벌’은 그간 서울시 여의도 한강 플로팅 스테이지에서 개최했던 것을 올해에는 서울시 마포구 상암 월드컵경기장으로 터를 옮겨 진행한다. 올해에는 ‘미생’ ‘B급’ ‘덕후’ ‘19금’ ‘뮤직’ 스테이지로 구성됐다.
‘청춘페스티벌’의 시작은 2010년이다. ‘지금 청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이라는 주제로 유시민, 홍석천, 박명수, 요조, 서경덕, 이순재, 하상백, 김어준, 원희룡, 하상백 등이 연사로 참여했다. 동생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현재의 중요함을 알게 됐다고 고백한 요조의 이야기와 120만 원 짜리 보스 양복을 충동적으로 구입한 것이 2달의 배낭여행을 풍요롭게 했다는 김어준의 이야기는 아직도 캡처 사진을 통해 페이스북, 트위터 등 SNS에서 회자되고 있다. 청춘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들로 구성된 각 연사들의 무대는 명확하고 진실성 있는 메시지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후 2011년 두 번의 행사와 2012, 2013 2014년을 거쳐 지금의 형태에 이르게 된 ‘청춘페스티벌’은 특히 2014년을 계기로 더욱 명확하게 지금의 색깔을 만들게 됐다. ‘청춘페스티벌’의 기획자인 윤명호 매니저는 MBN스타와의 인터뷰에서 “2014년 전에는 우리가 무언가의 메시지를 줘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작년부터는 그런 메시지를 주고자 하는 의도가 옅어지고 ‘놀자’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고 전했다. 시간을 거듭할수록 젊은이들이 원하는 바와 더욱 근접해져 간다는 것이 ‘청춘페스티벌’ 측의 설명이다.
윤 매니저는 “그렇게 페스티벌의 성격이 강해지니 2014년에 좀 더 확고하게 자리를 잡은 게 느껴진다”고 덧붙이며 “특히 ‘요즘 청년들이 놀 곳이 없다’는 의견을 반영한 결과인데 청춘들이 대놓고 놀 수 있는 장(場)을 마련하자는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그가 말한 것처럼 2014년 페스티벌에는 다양한 놀거리 문화가 준비됐고, 개그우먼 박지선이 햇볕 알러지와 메이크업 알러지를 딛고 개그우먼이 된 이야기를 공유하며 많은 이들에게 ‘청춘페스티벌’을 알린 계기가 됐다.
↑ 사진제공=마이크임팩트 |
물론 다양한 페스티벌이 놀거리 문화를 제공하지만 특히 ‘청춘페스티벌’이 주목받는 이유는 강연과 대중성의 균형을 잘 맞췄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페스티벌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음악 페스티벌은 장르 마니아들을 위한 공연들로 이뤄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사람들이 즐기기에는 한계가 있다. ‘청춘페스티벌’은 강연과 공연, 각종 부가적인 놀이 행사들로 페스티벌을 구성해 페스티벌을 즐길 수 있는 소비층을 넓혔다. 토크 콘서트 형식의 다른 강연 프로그램들과도 페스티벌 안에 강연을 녹여낸 포맷으로 차별화를 이뤘다.
다른 강연 프로그램이나 페스티벌과 다른 점에 대해 윤 매니저는 “다른 행사에서 언급된 이야기들을 ‘청춘페스티벌’에서는 볼 수 없을 것이다. 새롭고 연사들이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만 ‘청춘페스티벌’에서 다뤄진다. 즉, 늘 새로운 콘텐츠를 제공한다”며 “음악 페스티벌은 라인업에 중점을 두지만 우리는 기획력을 승부수로 띄우고 있다. 기획된 콘텐츠로서의 독특함도 여타 다른 페스티벌과 다른 점”이라고 설명했다.
이렇듯 ‘청춘페스티벌’은 강연 프로그램과 페스티벌의 요소를 모두 갖춘 독특한 성격을 지니며 젊은이들을 위한 ‘놀이터’로 인정받고 있다. 지친 청춘들이 일 년 중 딱 이틀만이라도 마음 놓고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진 ‘청춘페스티벌’은 회를 거듭할수록 변화하며 지금의 청춘들이 필요한 순간을 내놓기 위해 오늘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오는 9, 10일 양일간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된다.
유지혜 기자 yjh0304@mkculture.com/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mbnstar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