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제 뒤로 보이는 글씨가 바로 조선시대 왕들의 글씨, 어필(御筆)입니다.
어필은 단순한 형태를 넘어 당시 시대상과 함께 나라의 기강을 바로 세우려는 의지가 담겨 있는데요.
강세훈 기자와 함께 감상해 보시죠.
【 기자 】
조선왕조 창시자인 태조 이성계.
임금이 된 이듬해, 개국공신들에게 쓴 글로 고려식 안진경 체를 구사했습니다.
무신 출신답게 필체가 호쾌하면서 힘이 넘칩니다.
▶ 인터뷰 : 정의 / 중국 강소성
- "필체가 힘차고 멋있습니다. 중국 당대 유명한 서예가들의 영향을 받은 것 같습니다."
조선 중기에는 글씨체가 화려하면서 다양해집니다.
조선 역대 임금 가운데 명필로 꼽히는 효종은 글로 예술의 경지를 추구했습니다.
조선 후기에 와서는 분위기가 다시 바뀝니다.
탕평책을 추진한 영조는 글씨에도 왕권을 강화하려는 의지가 잘 드러나 있습니다.
정조 역시 '문체반정'을 주도한 왕답게 근엄하고 단정한 글을 남겼습니다.
▶ 인터뷰 : 권혜은 / 국립전주박물관 학예연구사
- "조선의 역대 임금들은 글과 그림을 애호했는데요. 글씨를 짓는 스승과 글을 배우는 스승을 따로 둘 정도로 문(文)을 중시했습니다."
조선왕조의 본향인 전주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왕의 글씨를 통해 조선의 역사를 엿볼 수 있습니다.
MBN뉴스 강세훈입니다.
영상취재 : 조계홍 기자
영상편집 : 원동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