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사들이 주7일 배송을 속속 도입하고 있습니다.
생존을 위한 어쩔 수 없다는 선택이라지만 택배기사들은 평일과 달리 휴일 배송은 동선도 길고 수입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불만입니다.
신용수 기자가 휴일 배송에 함께 나가봤습니다.
【 기자 】
평일이라면 꽉 찼을 택배 트럭 안 곳곳이 비어 있습니다.
택배기사 봉승찬 씨가 휴일에 배송할 물품은 95개, 2명분을 맡았는데도 평소 3분의 1도 안 되는 수준입니다.
배송을 시작하자마자 난관에 부딪쳤습니다.
본인 권역이 아닌 곳까지 맡다 보니 길이나 배송 방식이 익숙지 않은 탓입니다.
▶ 인터뷰 : 봉승찬 / 택배기사
- "(비밀번호를) 고객들한테 일일이 전화를 해야 하니까 일이 더 더디죠."
이날 봉 씨의 수입은 9만 8천 원, 평일보다 1시간 넘게 더 일했는데 수입은 절반에도 못 미쳤습니다.
그나마 휴일 추가 수수료를 받은 게 이 정도입니다.
▶ 인터뷰 : 봉승찬 / 택배기사
- "(평일엔) 길어야 6시간 정도 걸리는데, 오늘 같은 경우는 한 7시간 정도 걸리니까 이게 말이 안 되는 거죠."
최근 주 7일 배송을 시작한 또 다른 택배회사는 휴일 추가 수수료도 없습니다.
계약에 불이익이 올까 봐 휴일 배송을 거부하기도 어렵다는 게 이들의 얘기입니다.
▶ 인터뷰 : 택배기사
- "저까지 다 포함해서 총 6명분을 커버하고 있고요. 일요일 수익은 5만 원도 안 돼요. (권역당) 10개 미만을 배송하자고 한 4~5시간은 그냥 소비를…."
하지만 택배기사는 명목상 개인사업자로 회사와 계약관계여서 보호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습니다.
▶ 인터뷰 : 전다운 / 변호사
- "대리점을 통해서 그들을 독립 사업자로 취급해서 근로기준법 적용을 받지 못합니다. 근로시간이라든지 법정 추가 수당이라든지…."
택배사들은 시행 초기에 비해 휴일 물량이 꾸준히 늘고 있고, 택배기사들과 협의해 근무 여건을 더 개선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 스탠딩 : 신용수 / 기자
- "택배노조는 택배기사들의 건강권 확보와 추가 수수료 지급 등이 이뤄지지 않으면 파업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당분간 갈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신용수입니다.
[shin.yongsoo@mbn.co.kr]
영상취재 : 김준모 기자
영상편집 : 박찬규
그래픽 : 유영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