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되고 열흘 만에 '내란 우두머리 혐의' 형사재판 법정에 처음으로 섰습니다.
전두환, 노태우, 이명박 그리고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전직 대통령으로서 다섯 번째로 재판을 받게 됐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82분간 직접 발언권을 얻어 헌재 탄핵심판에서 이미 인정된 기초적인 사실부터 전면 부인했습니다.
먼저 이혁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은 법원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는 서울 서초동 자택에서 차량으로 이동해 첫 형사재판에 출석했습니다.
법원 지하주차장을 통해 곧바로 법정에 들어간 윤 전 대통령은 헌재 출석 때와 마찬가지로 짙은 남색 정장을 입고 붉은색 넥타이를 맸습니다.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재판은 먼저 검찰이 미리 준비한 PPT를 띄우고 "국헌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켰다"며 공소사실 요지를 낭독했습니다.
이후 윤 전 대통령 측 윤갑근 변호사가 "모든 혐의를 부인한다"고 밝히고, 곧바로 윤 전 대통령에게 발언권을 넘겼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검찰의 PPT 자료를 다시 띄워달라며, 하나하나 직접 반박에 나섰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두고 "국회의 해제 요구를 즉각 수용해 해제한 몇 시간의 사건"이라며, 검찰의 공소장에 대해 "도대체 무슨 내용인지, 왜 내란죄가 된다는 것인지 도저히 알 수 없었다"고 폄하했습니다.
특히 "평화적인 대국민 메시지 계엄이지, 군정 실시를 위한 것이 아니었다"며 탄핵심판 때와 마찬가지로 '경고성 계엄' 논리를 꺼냈습니다.
앞서 헌재가 윤 전 대통령을 파면하면서 인정하지 않았던 주장입니다.
윤 전 대통령은 국회 봉쇄를 위한 계엄군 투입에 대해선 "250명 정도만 질서유지 병력으로 투입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이 비상계엄을 사전 모의했다고 지적한 것에 대해서도 "계엄이란 건 늘상 준비해야 하는 것"이라며 "그래서 합참본부 계엄과에 매뉴얼이 있고 여러 훈련을 하는 것"이라고 항변하기도 했습니다.
▶ 스탠딩 : 이혁재 / 기자
- "헌법재판소 파면 선고 이후 승복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윤 전 대통령은 오늘 열린 첫 재판에서도 헌재에서의 주장을 반복하면서 1시간 넘도록 자신의 혐의를 부인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MBN뉴스 이혁재입니다."
[yzpotato@mbn.co.kr]
영상취재 : 한영광·김현우·안지훈·이성민 김민호 기자
영상편집 : 유수진
그래픽 : 유영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