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하락장 속에 코스닥 바이오 기업 오너 일가가 증여를 확대해 2세들의 지배력 강화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 시장 침체기에 주식을 증여하면 같은 자금으로 지분을 더 늘릴 수 있고, 세금도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날까지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오너 일가가 자녀, 친·인척, 특수관계인들에게 주식을 증여했다는 공시는 총 201건이다. 이는 전년 동기(161건) 대비 24.84%(40건) 증가한 수치다.
특히 코스닥 바이오 기업들은 최근 주식 증여를 통해 2세 지배력 강화를 본격화했다. 정현규 바이오플러스 회장은 지난 1일 자녀인 정보인 씨(34), 정재원 씨(30)에게 각각 주식 10만주를 증여했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49억원 규모다. 이로써 정 회장의 보유 주식은 385만1338주로 줄었고 정보인 씨와 정재원 씨 보유 주식은 각각 17만2280주, 22만568주로 늘어났다. 현 지분율은 정 회장 26.57%, 정보인 씨와 정재원 씨가 각각 1.19%, 1.52%다. 차근식 아이센스 회장도 지난달 29일 장남 차경하 씨(38)에게 189억원 상당의 보유 주식 65만주를 증여했다. 차 회장 지분 약 4.7%를 넘겨받은 차경하 씨 지분율은 5.41%까지 올랐다. 차 회장은 작년에도 차경하 씨와 장녀 차윤하 씨(37)에게 각각 5만주, 2만5000주를 증여했다.
오너가의 주식 증여 공시는 투자자들에게 주가 저점 시그널이 될 수 있다고 금융투자업계는 분석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바이오플러스, 아이센스의 경우 주식 증여 공시 이후 주가가 20% 넘게 상승했다"며 "다만 주가 상승의 핵심 요인은 업황 개선"이라고 선을 그었다. 바이오플러스 주가는 필러 제품의 중국 진출 기대감 때문에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센스 주가의 경우 상반기 실적 강세와 더불어 차세대 고부가가치 신제품인 연속혈당측정기
코스닥 바이오 기업 오너 일가의 주식 증여에는 절세 목적도 큰 것으로 보인다.
[김제관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