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을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전국서 무순위청약을 실시한 아파트 물량은 6804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 4368가구에 비해 약 5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순위청약이란 아파트 최초 청약에서 신청자가 모집가구수보다 적거나 당첨자가 있더라도 계약을 포기한 경우 남은 물량을 100% 추첨제로 분양하는 것을 말한다. 때문에 무순위청약 물량이 많을수록 청약 열기가 가라앉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의 무순위청약 물량은 2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 1396가구에서 올해 2788가구로 급증했다. 서울만 놓고보면 지난해 99가구에서 올해 781가구로 늘었다. 인천의 경우도 180도 뒤바뀐 상황이다. 청약 열기가 뜨거웠던 지난해 상반기 무순위 물량은 3가구에 그쳤던 반면 올해 상반기는 454가구를 모집했다. 경기도는 1294가구에서 1553가구로 비교적 적게 늘었다. 지방은 지난해 2972가구에서 올해 4016가구로 약 35% 늘었다.
청약불패로 여겨졌던 서울의 경우 수차례 반복되는 모집에도 쉽사리 완판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 2월 말 최초 청약을 실시한 강북구 수유동 '칸타빌 수유팰리스'의 경우 전체 216가구 중 18가구만 계약되는데 그쳤다. 이후 네 차례에 걸쳐 무순위청약을 진행했지만 여전히 26가구가 미분양 상태로 남아있다. 이 단지는 현재 할인 분양에 까지 나선 상황이다.
이 같은 현상은 아파트 가격이 뚜렷한 하락세로 접어들고 금리 인상으로 구매비용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청약에 당첨된 뒤 포기할 경우 재당첨 제한 등의 불이익이 발생함에도 청약을 포기하는 건 그만큼 향후 상승여력이 적다고 판단한 결과다.
[이석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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