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유통사 월마트가 8% 가까이 폭락하면서 유통주를 흔들어 놓았다. 뉴욕 증시는 테크주들의 실적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가 우세하면서 전반적인 하락장으로 마감했다. 국제통화기금(IMF)는 미국 등 전세계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하면서 경기침체 우려가 커졌다.
26일(이하 미국 동부시간 기준) 미국 뉴욕 증시는 3대 주요 지수가 모두 하락마감했다. 월마트와 테크주의 부진한 실적의 영향이 컸다.
다우는 0.71% 하락한 31,761.54로 마감했다. S&P는 1.15% 하락한 3,921.05로, 나스닥은 1.87% 하락한 11,562.57로 마감했다.
이날 가장 크게 하락한 종목은 단연 월마트였다. 월마트는 무려 7.6%나 빠졌다.
전날 장 마감 직후 월마트가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했기 때문이다. 월마트는 2분기 주당순이익(EPS)을 전년 동기대비 8~9% 하락할 것을 내다봤다. 시장 전망치는 전년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었다. 올해 EPS는 전년 동기대비 11~13%나 하락하는 것으로 월마트는 전망했다. 시장 전망(-1%)보다 월등히 나빴다.
덕분에 이날 유통주는 줄줄이 하락했다. 타겟(-3.6%), 아마존(-5.26%), 코스트코(-3.2%) 등 연쇄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이날은 빅테크들도 하락세를 면치못했다. 마이크로소프트 –2.68%, 구글 –2.56%, 애플 –0.88 등을 기록했다.
한편 구글의 모기업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는 비슷한 내용의 2분기 실적을 발표했는데 시장 반응은 엇갈렸다.
알파벳의 2분기 EPS는 1.21달러를 기록해 전망치(1.29달러)를 하회했다. 매출 역시 696억9000만달러를 기록해 전망치(699억달러)를 하회했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2.6% 올랐다. 알파벳측은 달러 강세가 없었다면 매출이 16% 상승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매출 상승률을 사업 분야별로 보자면 구글 검색 13.5%, 유튜브 광고 4.8%, 구글 클라우드 35.6%씩 올랐다. 2분기 임직원 수 역시 17만4000명으로 전망치(16만8500명)을 넘었다.
알파벳 실적이 오후 4시 장 마감 직후 발표되자 포스트 마켓에서 약 3% 오르는 등 시장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달러 강세에도 선방했다는 평가였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는 2분기에 EPS는 2.23달러로 전망치(2.29달러)보다 낮았고, 매출 역시 518억7000만달러로 전망치(524억4000만달러)로 낮았다.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2.4% 증가한 수준이다. 순익은 2% 늘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최대 어려움이 환율”이라며 “5억9500달러 환율 손실을 보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는 올 2분기에 전년동기대비 운영체제 윈도우 라이센스 매출이 2% 줄었고, X박스 부문 역시 6% 줄었다. PC 사업 부문 수요가 감소한 결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 실적 결과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날 오후 4시 실적 발표 직후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는 장외에서 1% 하락한채 거래됐다.
한편 IMF는 미국 경제성장률을 크게 하향 조정하면서 경기침체 우려가 확대됐다.
IMF는 이날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2.3%로 전망했다. 이는 IMF가 지난 4월 공개한 전망치(3.7%)보다 1.4%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IMF는 선진국 올해 경제성장률도 기존 3.3%에서 2.5%로 하향조정했는데, 하락 폭은 미국이 가장 컸다.
[뉴욕 = 윤원섭 특파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