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사상 최고가 경신…'천슬라' 눈앞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 주가가 9개월 만에 900달러를 넘어서는 동시에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반도체 칩 공급난에도 지난 3분기 역대 최고 실적을 낸 데 대한 시장 반응으로 해석된다. 국내외에서는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져 곧 '천슬라(1000달러+테슬라)'도 눈앞에 뒀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테슬라는 한국인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보유한 해외 주식이기도 해 앞으로 주가 행보에 관심이 모인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에서 장중 910달러까지 오르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테슬라는 전날 대비 1.75% 오른 909.68달러로 장을 마쳤다. 다우존스 마켓데이터에 따르면 테슬라의 종전 최고가는 지난 1월 25일 작성된 900.4달러였다. 9개월 만에 '900슬라' 고지를 되찾은 셈이다.
주가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테슬라 시가총액도 9000억달러를 돌파했다. 이날 종가 기준 시총은 9005억9700만달러(약 1059조원)였다. 한화 기준으로 가치 1000조원을 넘는 기업 반열에 오른 것이다. 블룸버그는 "테슬라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시장가치 1조달러를 향한 일류 기업에 한 발 더 다가섰다"고 보도했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 들어 약 28% 올랐다. 이는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상승률 21%를 뛰어넘는다. 테슬라는 반도체 칩 공급난에도 지난 3분기 16억2000만달러(약 1조9051억원) 순이익을 내며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테슬라의 고공행진은 서학개미에게도 희소식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현재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보유한 해외 주식이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의 테슬라 주식 보관 규모는 지난 22일 기준 총 115억7352만달러(약 13조6104억원)에 달한다. 보관 규모 2위인 애플(41억3509만달러)보다 3배 가까이 많다.
월가에서도 테슬라 수익과 주가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게리 블랙 퓨처펀드 매니저는 "월가 애널리스트들이 평가하는 테슬라 수익 추정치가 상승하고 있다"며 내년에 주가가 1000달러를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테슬라는 주가 900달러를 회복한 직후 주요 모델 가격을 2000~5000달러 인상했다. 2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이날 자사 웹사이트에서 모델X 롱레인지와 모델S 롱레인지 가격을 10만4990달러와 9만4990달러로 각각 5000달러 올린다고 밝혔다. 모델Y 롱레인지와 모델3 스탠더드 레인지 플러스 가격도 5만6990달러와 4만3990달러로 2000달러씩 올렸다.
[김명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