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이 1조5000억원 이상의 기업가치로 투자 유치에 나섰다. 넷플릭스 83개국 1위를 기록한 '오징어 게임'을 비롯해 'D.P.', '기생충' 등 국산 콘텐츠가 잇달아 글로벌 대박을 내며 한국 OTT에 대한 관심도 커지는 상황이다.
↑ 인기몰이 중인 티빙 오리지널 콘텐츠 `환승연애` [사진 제공 = 티빙] |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티빙은 노무라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투자 유치 작업에 들어갔다. 이번 거래는 3000억원 규모 신주 매매로 이뤄질 전망이다. 현재 국내외 복수의 PEF(사모펀드) 운용사를 중심으로 투자 의사를 타진하는 단계이며 주요 정보기술(IT) 기업들도 관심을 갖는 것으로 전해진다. 투자 유치 후 티빙의 기업가치는 1조5000억원에서 2조원 수준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티빙은 2010년 CJ헬로비전이 출시한 동영상 서비스다. 이후 CJ ENM(구 CJ E&M) 계열로 편입된 후 tvN, 엠넷, 온스타일, 올리브 등 CJ ENM 채널의 콘텐츠를 바탕으로 인기를 끌어왔다. 이후 각종 종합편성채널 콘텐츠와 영화 등으로 서비스 제공 폭을 넓히며 고객군을 한층 넓히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10월 OTT 사업 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주식회사 티빙으로 분사했다. 올해 6월엔 네이버가 400억 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지분 15.4%를 확보해 최대 주주 CJ ENM(지분 70.5%)에 이어 2대 주주에 올랐다. 3대 주주는 14.1%를 보유한 JTBC다.
↑ 티빙 로고. [사진 제공 = 티빙] |
티빙 자체 영향력도 강해졌다. 티빙은 CJ ENM에서 분사하기 전인 지난해 9월과 비교해 올해 4월 유료 가입자가 63% 늘었다고 밝혔다. 이 기간 30대 가입자가 22% 증가하고, 40대 28%, 50대 46%, 60세 이상이 33% 불어나는 등 연령별 이용자도 다변화하고 있다. 티빙은 2023년 800만 유료 가입자 확보를 목표로 한다.
IB 업계 일각에선 티빙이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조단위 기업으로 올라설 것으로 관측한다. 넷플릭스, 웨이브를 비롯한 국내외 OTT 기업의 가치는 연간 매출 대비 최대 10배까지 계산된다. 약 150만명으로 알려져 있는 티빙 유료 가입자가 1인당 최소 7000원씩 결제한다고 가정했을 때, 연간 매출은 1260억원을 넘고 이를 바탕으로 평가한 기업가치는 1조5000억원 수준이다. 매각 측은 오리지널 콘텐츠를 바탕으로 가입자 증가가 순조로이 이뤄질 전망이라는 부분을 내세울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일각에선 티빙 글로벌 확장성에 의문을 품기도 한다. OTT 산업에 정통한 한 증권가 관계자는 "플랫폼이 먼저냐, 콘텐츠가 먼저냐는 질문에 최근엔 콘텐츠가 우선이라는 답이 나오고 있다"며 "티빙이 글로벌 인기 상승세인 한국 콘텐츠를 다량 독점 확보해서 해외 시장에 서비스할 수 있음을 설득하는 게 이번 투자 유
티빙을 포함한 대다수 OTT 기업의 롤모델인 넷플릭스는 '오징어게임' 인기를 타고 나날이 고공행진 중이다. 5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종가 기준 이 기업 시가총액 사상최대치인 2809억여달러(약334조원)를 찍었다.
[박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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