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 여파로 부동산 관련 신규 대출을 전면 중단한 NH농협은행이 국민주택채권 매입 고객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이벤트를 실시해 눈길을 끈다. 은행권에서는 5대 시중은행 가운데 홀로 가계대출이 전면 중단돼 속이 타고 있는 농협은행이 대행수수료라도 지키자는 계산에서 대대적인 이벤트를 벌이는 것으로 보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이달 31일까지 국민주택채권 매입 고객을 대상으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국민주택채권 매입 우수 고객과 함께' 이벤트는 매입 금액이 큰 고객 순으로 농협 한우선물세트(1명), 농촌사랑상품권 10만원(5명), 농협 햅쌀 10㎏(14명)을 제공한다. '국민주택채권을 위한 내일의 시작'은 매입 금액이 큰 상위 10명과 100건 이상 매입 고객 중 건수가 많은 상위 10명에게 각각 농촌사랑상품권 20만원을 제공한다.
국민주택채권은 부동산을 산 사람이 소유권 이전 등기 시 부동산 시가표준액의 일정 비율만큼 의무적으로 매입해야 하는 무기명 국채를 뜻한다. 대부분 매입했다 즉시 매도하는데 이 과정에서 시중은행의 대행수수료가 적지 않은 규모로 발생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통상 국민주택채권 매입 금액에 일정 요율을 곱해 대행수수료를 받는데, 연 수익이 수백억 원대"라고 설명했다. 그는 "부동산 거래를 하는 사람들은 대출받는 은행에서 국민주택채권 매입·즉시 매도까지 처리하는 경우가 많아 농협은행이 가계대출을 중단하면서 국민주택채권 대행수수료도 자연히 감소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5~6%로 세우고 은행권을 압박해왔다
[김혜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