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훈 시장 인터뷰 ◆
↑ 서울 종로구 송현동 용지. [매경DB] |
2008년 이 땅을 인수한 대한항공은 이곳에 최고급 호텔을 지을 계획이었지만 인허가를 놓고 전임 박원순 서울시장 시절 서울시와 갈등을 빚었다. 이후 경영난에 처한 대한항공은 자구책으로 이 땅을 매각하기로 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대한항공에서 이 땅을 사고, LH는 이 땅을 서울시 시유지와 맞바꾸는 형식의 삼각딜이 추진됐지만 현재 지지부진한 상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정부가 이 용지를 이건희 미술관으로 선정한다면 적극 협력하겠다는 입장이다.
―문화계 인사들 대부분은 송현동 용지에 이른바 '이건희 미술관'이 들어왔으면 하는 바람이 큰 것 같다. 시장의 구상은 어떤가.
▷사실 이건희 미술관에 대해 미술 애호가들, 미술계 인사들은 송현동이 '이건희 컬렉션'을 전시할 수 있는 적지라고 보는 것 같다. 이번 기회에 국립 근대미술관과 현대미술관을 분리하자는 얘기도 나오는 것으로 안다. 문화체육관광부도 이건희 미술관 입지로 송현동 용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 그렇기 때문에 서울시는 문체부가 송현동으로 결정하면 적극 협조한다는 입장이다. 송현동이 적지인 것은 분명하다. 주위에 경복궁과 인사동이 있고 현대미술관과 공예박물관도 있다. 관광객이 이곳으로 오면 한 번에 '원스톱'으로 다 볼 수 있는 위치상·지리상 장점이 있다. 당연히 송현동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정부에서 검토해 송현동으로 결정한다면 적극 협력하겠다.
―교통방송 김어준 씨 방송에 대해서는 어떤 구상을 갖고 있나.
▷지나치게 편향적인 방송 프로그램의 경우 자체 정화의 힘으로 균형 감각을 갖고 정상으로 회복해주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계속 보내고 있다. 언론이라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그런 절차가 선행돼야 한다. 이런 차원에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박승철 기자 / 김태준 기자]
핀테크 무기삼아 홍콩대신해야
체감할 수 있는 청년정책 추진
월세지원사업 늘려 5만명 혜택
따릉이·제로페이 박원순 정책
폐기 대신에 확대·발전시킬것
시민단체 과잉지원은 좌시안해
방만운영 사업에 혈세투입차단
이날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오 시장은 "세계 주요 도시의 금융경쟁력을 평가하는 국제금융센터지수를 보면 서울이 2011년 11위에서 2020년 25위로 떨어졌다"면서 "10년 전 서울시장 재직 당시 상당한 재정을 투입하면서 심혈을 기울였지만 지난 10년간 금융경쟁력을 위한 투자나 정책적 고려가 사라진 점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의 금융경쟁력이 중국 상하이나 선전, 싱가포르 등에 비해 상당히 추락했다"면서 "결국 핀테크가 해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서울시가 10년 전처럼 핀테크 등 금융산업에 집중 투자하고 정책환경을 만들어 나간다면 세계 10위권 내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홍콩의 자유시장경제 질서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많기 때문에 우리가 하기에 따라서는 서울시가 아시아의 금융 중심지로 조명받을 수 있는 환경이 됐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 20·30대 청년 세대를 위한 과감한 지원책도 준비하고 있다. 단순히 취업이나 창업을 지원하는 차원을 넘어 양질의 미래 인력을 양성한다는 목표를 갖고 접근하고 있다. 오 시장은 "현 정부의 불공정과 불평등에 절망한 청년 세대에게 희망과 신뢰를 다시 심어드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청년의 심장이 희망으로 다시 뛸 수 있도록 일자리, 주거, 금융, 복지 등에서 체감도 높은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취업이나 창업에 필요한 실전교육을 온·오프라인으로 무료로 제공하는 '4차 산업형 청년취업사관학교'를 설립할 것"이라면서 "청년희망플러스통장 선발 대상도 3500명까지 확대하고 금액을 2배로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오 시장은 "재테크 정보를 무료로 제공하는 청년 재테크 컨설팅 플랫폼인 '서울 영테크'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청년들의 호응이 큰 '청년월세지원사업' 지원 대상도 올해 2만7000명, 내년 이후 5만명으로 확대하고 역세권 청년주택의 민간임대 물량을 서울시가 매입해 시세보다 저렴한 공공임대로 공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당대표로 선출된 다음날이었던 지난 13일 따릉이를 타고 출근해 화제가 됐다. 따릉이는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도입한 '공유 자전거 시스템'이다. 오 시장은 "전임 시장의 유산이라는 이유만으로 정착돼 가는 정책을 폐기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 "따릉이뿐 아니라 제로페이도 지속해야 하는 사업으로 분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서울시장으로 재임하던 2010년 서울에서 처음으로 여의도와 상암동에서 공공자전거 시범사업을 실시했지만 당시에는 모바일 앱이 상용화되지 않아 한계가 있었다"면서 "지금은 성공적으로 안착했기 때문에 서울시 중장기 교통정책과 맞물려 확대·발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제로페이'에 대해 "초기에는 비판도 많고 실효성 논란도 있었지만 지금은 가입자가 많이 늘었고 특히 코로나19 상황에서 매출이 적은 중소 자영업자에게 혜택이 돌아가고 있다"면서 "중소 자영업자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별도 예산까지 투자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로페이를) 축소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오 시장 취임을 전후해 박 전 시장 재임 시절 시민단체·협동조합·마을공동체 사업에 과도한 지원이 집중됐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오 시장은 "시민의 혈세는 한 푼도 허투루 쓰여선 안 된다"며 "사업 효과에 대한 제대로 된 분석과 평가 없이 방만하게 운영됐다는 문제 제기가 지속적으로 나오는 상황"이라
[박승철 기자 / 사진 = 이충우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