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 매경 DB] |
최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 발표직 후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처음으로 꺼내면서 '저금리 터널'이 점차 끝을 고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권 일각에서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 보다 먼저 초저금리 기조에서 벗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어쩌나' 빚투에 가계빚 1765조 사상 최대치
한국은행이 최근 발표한 '1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3월 말 현재 가계신용 잔액은 1765조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53조6000억원(9.5%) 증가한 것으로,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2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 폭으로도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가계신용은 금융사의 가계대출과 결제 이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을 더한 실질적인 가계부채를 의미한다. 가계대출은 지난해 4분기 처음으로 1700조원을 넘어선 데 이어 증가 폭을 키우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집값이나 주식 투자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빚투' 대출에다 코로나19에 따른 생활고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게 한은측 설명이다.
문제는 가계부채 증가세에 더해 변동금리 대출마저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어 가계의 이자 부담이 가중될 전망이다. 한은이 내놓은 '5월 소비자동향조사'에서 금리수준 전망지수는 지난달 보다 6포인트 오른 118이었다. 2019년 2월(120) 이후 2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지수가 100 이상이면 6개월 뒤 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한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의 70% 이상이 변동금리인 현 상황에서 금리인상은 곧 주택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자 상승으로 인한 가처분소득 감소와 함께 자산가치의 하락은 차주들의 채무불이행 가능성을 높인다. 따라서 앞으로 개인 투자자들은 '레버리지(leverage) 비중'을 대폭 줄이는 등 새로운 재테크 전략을 짜야할 시점이다.
우선 그동안의 공격적 레버리지 투자에서 '부채관리 모드'로의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즉 빚을 최소화 하고, 신규투자 대신 대출상환에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얘기다. 대개 금리인상 시 예금은 천천히 올라가지만 대출 이자는 급격히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만약 부득이하게 대출을 받아야 한다면 1년짜리 단기대출은 변동금리를, 3년 이상 장기대출은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게 현명하다. 이미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았다면 상황과 시점을 봐가면서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게 유리하다. 고정금리로의 전환은 수수료 없이도 가능하다. 저축은행 등 2금융권 대출은 금리가 높아 먼저 갚아야 할 대상으로 꼽힌다.
금리 인상기에 주택담보대출은 일시상환보다는 '분할상환'이 여러모로 낫다. 기존 대출자도 원금분할상환 대출이나 원리금분할상환 대출로 갈아탈 수 있다.
상가,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 시장은 금리인상이 시작되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시중의 유동성 자금이 부동산에 몰린 가장 큰 이유가 저금리를 활용한 레버리지 투자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시중금리가 오름세를 타면 시세 상승을 노린 투자자들이 급격히 감소, 이는 경기위축으로도 이어져 상가 등의 공실률 확대로 번질 수 있다"면서 "더욱이 은행 빚이 많은 건물주는 유동성 위기에 몰릴 수 있어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는 자제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또 금리 인상기는 인플레이션 국면으로 접어든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주식'과 '원자재 관련 투자'에 관심을 가져볼 만 하다. 반면 금리인상기에는 채권가격이 떨어져 관련 투자는 주의하는 게 좋다. 다만 금리와 연동해 수익률이 결정되는 '뱅크론펀드'는 예외다.
금리 인상기, 관심가져 볼 만한 금융상품은
금리 인상기에는 뱅크론펀드가 매력적인 상품으로 꼽힌다. 뱅크론 펀드는 3개월 만기 리보(LIBOR) 금리에 연동되는 변동금리 상품으로 기준금리 인상 시 리보금리도 올라가기 때문에 이자 수익이 커지는 효과가 있다.
일반 채권은 금리 인상시 가격이 떨어져 손실이 날 수 있는데 뱅크론은 3개월 만기 리보 금리에 연동되는 변동금리부 대출채권으로, 듀레이션(투자자금 평균 회수기간)이 제로(0)에 가깝게 짧다. 일반적으로 듀레이션은 짧을수록 변동성이 낮아진다. 다만, 뱅크론펀드는 기본적으로 부도 위험이 있는 기업대출 채권을 기반으로 한 상품이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이 밖에 해외투자 시 선진국 하이일드(BB
[류영상 매경닷컴 기자 ifyouare@mk.co.kr]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