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제공 = 매경닷컴 강영국 기자] |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이 필요에 따라 노후생활 자금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며 '연금전환특약'을 종신보험에 부가해 판매하고 있다. 사망 보험금을 주는 종신보험에 가입했다가 추후 상황에 따라 연금으로 받을 수 있다는 게 특약의 골자다.
문제는 보험설계사가 현장에서 연금전환특약이 부가된 종신보험을 판매할 때 일반 연금보험에 가입하는 것보다 연금으로 수령할 수 있는 금액이 적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나중에라도 연금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장점만 부각하는 것. 보험사도 판매 실적이 있어야 하는 만큼 이런 사실을 알리는데 소극적이다.
보험연구원이 종신보험과 연금보험의 연금액을 비교한 공청회 자료를 보면 예컨대 40세 남성이 20년 동안 월 26만2000원씩 종신보험과 연금보험에 각각 가입하면 총 납입 보험료는 6288만원으로 동일하다.
하지만 납입한 보험료가 아닌 수령하는 연간 연금액을 비교하면 달라진다. 연금으로 전환한 종신보험은 연간 263만원을 연금으로 받는 반면, 연금보험은 연간 344만원이다. 1년에 81만원 연금액 차이가 나는 셈이다.
이렇게 연금을 10년 받는다고 가정하면 연금으로 전환한 종신보험 연금액이 연금보험보다 810만원 더 적다.
판매현장에서는 이같은 연금액 차이에도 종신보험이 연금처럼 판매되는 것은 연금보험 대비 사업비(수수료의 일종)가 높기 때문이다. 보험상품 중 종신보험은 가장 사업비가 높다. 연금보험 대비 사업비는 최대 3배 차이가 난다. 보험설계사가 종신보험을 팔았을 때 보다 더 수수료 수입이 많다는 얘기다.
단순계산으로 보험설계사가 연금보험 3개를 팔아서 받는 수수료가 종신보험 1개를 판 것과 같은 셈이다. 보험설계사들이 현장에서 종신보험 판매에 목을 매는 이유다.
두 상품의 연금액에 차이가 나는 것은 연금보험은 가입 당시 경험생명표에 따라 계산된 연금을 받지만, 종신보험은 연금전환 '시점'에 경험생명표를 적용하기 때문이다. 경험생명표는 보험개발원이 보험료 산정의 기준이 되는 보험가입자의 평균 수명을 조사한 것이다.
경험생명표는 시간이 지날수록 평균수명이 연장 되지만 연금수령액은 반대로 적어진다. 가입자가 낸 보험료를 재원으로 매달 연금을 타는데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 연금액이 줄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게다가 보험료에서 떼는 사
오세헌 금융소비자원 국장은 "사망보장이 목적이면 종신보험보다 보험료가 저렴한 정기보험이 좋고 노후 연금이 목적이면 사업비가 적은 연금보험을 가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 cap@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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