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치곤 너무 일치"…광명시흥 토지 거래, LH 직원 매입 이후 급증

↑ 광명·시흥 신도시가 들어설 부지를 LH 직원들이 조직적으로 사들였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LH 직원 매수 의심 토지인 시흥시 과림동 현장에 묘목이 식재돼 있다. [사진 = 이승환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광명 시흥 땅 투기 의혹이 일파만파 커지는 가운데 이들이 토지를 사들이기 시작한 시점 이후 토지 거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한국부동산원 통계 시스템에 올라간 광명시 순수토지(건축물을 제외한 토지) 거래량(증여·교환·판결 포함)은 1000필지를 밑돈 2016년(893필지) 이후 2017년 1036필지, 2018년 1665필지, 2019년 1715필지, 2020년 2520필지로 급격하게 증가했다.
시흥시 순수토지 거래량는 2017년 9243필지로 역대 최다를 기록한 이후 2018년 8111필지, 2019년 8246필지, 2020년 7352필지로 거래량이 감소했다. 하지만, 2006∼2016년 평균 거래량(3539필지) 비교 시 역시 높은 거래량을 보였다.
참여연대와 민변에 따르면 광명 시흥지구 투기 의혹을 받는 LH 직원들의 첫 토지 매매가 이뤄진 시점은 2017년 8월(광명시 옥길동 밭)로 당시 매매거래된 광명시 전체 순수토지는 138필지였다. 이는 한달 전인 7월(78필지)보다 76.9% 증가한 거래량이다.
LH 직원의 개인 일탈을 넘어 조직적인 투기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광명시와 시흥시에서 각각 토지 거래가 가장 많았던 2020년과 2017년은 서울 거주자가 이들 지역에서 가장 많은 토지를 매입한 해이기 때문이다.
박상혁 의원(더불어민주당)의 자료에 따르면 LH 직원 상당수는 서울 강남권 거주자다. 광명시와 시흥시 토지 거래에서 서울 거주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모두 2018년에 가장 높았다. 2018년은 공교롭게 정부가 수도권 주택공급 물량을 확대하기 위해 신도시를 조성하겠다고 발표(9월)한 해다.
그해 광명과 시흥의 전체 토지 거래량(광명 1665필지, 시흥 8111필지)) 중 서울 거주자 거래 비율은 각각 33.1%(551필지), 24.4%(1980필지)로 높았다.
당시 가장 유력한 신도시 후보로 거론됐던 광명 시흥지구는 보금자리지구로 지정됐다가 해제된 뒤 특별관리구역으로 재지정된 상태였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robgud@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