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반도체 장비주 가운데 제우스(9.98%), 유니셈(7.50%), 이오테크닉스(6.62%), 티씨케이(4.69%), 유진테크(1.96%), 원익IPS(1.51%), 한미반도체(1.13%) 등이 상승세를 기록했다. 일례로 반도체 증착 장비를 생산하는 원익IPS는 석 달 새 주가가 22% 상승했고, 반도체 웨이퍼에서 칩을 절단한 후 세척·검사하는 비전 플레이스먼트를 생산하는 한미반도체 역시 이 기간 주가가 76%나 올랐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공급 부족과 이로 인해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증설로 장비업체들이 수혜를 누릴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시설 투자 확대 수혜를 받는 장비업체들에 주목해야 한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전 세계적인 반도체 호황은 수치에서도 나타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2% 증가한 83억7000만달러를 기록하며 8개월 연속 증가했다. 앞서 1일(현지시간)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31% 오르며 3169.11로 상승 마감했다.
반도체는 데이터센터 증가와 모바일·PC용 수요가 크게 늘면서 전 세계적으로 부족 현상이 발생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례로 구글은 올해 카타르, 스페인, 프랑스 등에 새로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계획"이라며 "여기에 중국 정부의 새 인프라스트럭처 정책으로 인한 중국의 데이터센터 투자 증가도 수요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비대면 활동이 늘면서 PC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가령 올해 애플은 자체 개발한 M1 프로세서가 들어간 아이맥 출시를 앞두고 있고, AMD의 라이젠5000 시리즈를 탑재한 제품 출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내년까지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의 설비투자(CAPEX) 규모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올해 2분기 D램 고정거래 가격이 13%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나성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반도체 업황 개선 속도가 시장 생각보다 빠르다"면서 "반도체 장비주 주가는 2022년 실적을 선행해 반영할 것이며 업황 회복 속도를 장비주 실적 예상치가 빠르게 따라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D램은 내년 상반기까지 가격 오름세가 지속될 것으로 증권가는 내다보고 있다. 낸드플래시 역시 올해 1분기 출하량이
올해 반도체 장비주 실적은 지난해 수준을 뛰어넘을 것으로 증권가는 전망하고 있다. 원익IPS의 경우 증권사들이 제시한 올해 영업이익은 2382억원 수준으로 지난해(잠정치)와 비교해 7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범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