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이날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차기 회장 인선을 위한 논의에 들어갔다. 김 회장의 임기가 오는 3월 말로 끝나기 때문에 회추위는 이달 수차례 회의를 거쳐 주주총회에 올릴 최종 후보군을 선정할 예정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앞으로도 여러 번 회의를 하고, 관련 내용을 금융당국과 공유하면서 최적의 후보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장 후보군에는 김정태 현 회장을 비롯해 함영주 부회장, 이진국 부회장 및 자회사 CEO들과 외부 출신 등 20여 명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회추위는 이날 롱리스트를 검토하면서 최종 후보군을 뜻하는 숏리스트에 누구를 올릴지 이달 중 결정하게 된다. 회추위는 윤성복 이사회 의장(한국공인회계사회 심의위원장)과 박원구 서울대 특임교수, 차은영 이화여대 교수, 백태승 연세대 교수, 김홍진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보분석원 기획행정실장, 양동훈 동국대 교수, 허윤 서강대 교수, 이정원 전 신한데이타시스템 사장 등 총 8명으로 구성됐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주총이 열리기 2주 전 차기 회장을 확정해 주주들에게 안건을 공유해야 하기 때문에 늦어도 2월 말까지는 논의를 끝낼 것"이라고 전했다. 이사들이 고민하는 것은 함영주 부회장과 이진국 부회장 모두 법률 리스크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함 부회장은 채용 비리건, 이 부회장은 선행매매 혐의를 받고 있다. 하나금융은 3인의 부회장 체제인데 또 다른 부회장은 이은형 전 중국민생투자그룹 총괄부회장(47)이다.
이 같은 리스크에 하나금융은 당초 계획보다 늦은 8일에야 차기 회장 논의에 들어간 것이다.
김 회장 연임 당시인 2018년에 최종 후보군이 같은 해 1월 나왔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회장 선임 일정은 최소 1개월 이상 지연됐다는 평가다.
이번에는 최종 후보군이 이달 말께 나와서 다음달 주총에 최종 후보로 올라간다.
일각에선 선임 절차가 지연될 정도로 이사들이 후보군 선정에 고심이 많기 때문에 김 회장이 4연임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2018년 3연임에 성공한 김 회장은 4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혀왔지만 차기 후보들의 법률 리스크와 코로나19 비상 상황에 따른 조직 안정 등을 위해서는 연임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다만 4연임에 대한 부담과 하나금융 내규상 회장 나이가 만 70세를 넘겨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는 점은 변수다. 올해 만 69세인 김 회장은 연임에 성공해도 내년 주총까지 임기를 약 1년만 더 연장할 수 있다.
금융당국도 하나금융의 차기 회장 인선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연임과 관련해서도 사외이사들에게 법적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당시 조 회장은 신한은행 채용 비리 혐의와 관련해 1심 재판을 받고 있었다. 금감원은 신한금융지주가 2019년 11월 차기 회장 인선을 위한 첫 회추위를 개최한 후 지배구조와 관련한 법적 리스크가 그룹의 안정성, 신인도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을 사외이사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거나 재판을 받는 후보에 대해서는 금감원이 법률 리스크와 관련한 우려를 전달할 수 있지만, 연임에 대해서는 만약 절차적 정당성과 투명성이 문제 되지 않는다면 의견 전달이 부적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문일호 기자 / 김유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