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주식시장은 이명박 대통령 한마디에 급등주가 속출하면서 돈 벌려면 대통령 일정부터 챙겨야 한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관련주들이 급락세를 보이면서 고질병인 묻지마식의 투자행태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습니다.
최윤영 기자입니다.
【 기자 】
지난 4월 말 자전거 얘기를 꺼내기 시작한 이명박 대통령은 5월 들어 다시 한번 자전거 활성화 정책을 강력 시사합니다.
▶ 인터뷰 : 이명박 대통령 / 지난 5월 2일
- "자동차는 20년 걸려서 5위 국가가 되었지만, 이 자전거는 5년 안에 3대 국가가 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잇따른 발언에 자전거 관련 주식이 치솟기 시작했습니다.
주가는 보름 사이 세 배, 올 초 이후로 계산하면 5배 가까이 급등했습니다.
지난 6월 2일엔 대통령 입에서 수소연료 전기자동차 얘기가 나옵니다.
이 대통령이 아세안 9개국 정상과 함께 수소연료 전지자동차에 대해 "우리의 꿈"이라고 말한 것이 알려지자, 수소관련주들은 닷새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일제히 폭등했습니다.
지난 9일에는 출산주, 11일 이후에는 우주관련주가 일제히 급등했습니다.
역시 여기엔 이 대통령의 발언이 있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식시장에는 돈을 벌려면 대통령의 일정부터 확인해봐야 한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습니다.
▶ 인터뷰 : 주식투자자
- "대통령이 말한 주식들이 상한가를 치고 하니깐 사람들 사이에서는 대통령이 오늘 어디 가서 무슨 얘기를 하는지 알아봐야 하겠다 하는 얘기들이 나오곤 했습니다. "
올 들어 증시가 활기를 되찾는 가운데 정부 주도의 경제와 산업정책이 펼쳐지다 보니, 주식시장이 온통 대통령 말 한마디를 해바라기처럼 쫓고 있는 겁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이 바뀌고 있습니다.
이 대통령의 임기 중 대운하 포기 선언이 방아쇠를 당겼습니다.
▶ 인터뷰 : 이명박 / 대통령
- "사실 대운하의 핵심은 한강과 낙동강을 연결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정부에서는 그걸 연결할 계획도 갖고 있지 않고 제 임기 내에는 추진하지 않겠습니다."(지난 6월 29일 라디오 연설)
대운하 주들은 급락세를 지속하고 있고, 자전거주, 저출산주 등 MB 테마주로 분류된 주식들도 덩달아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봉원길 / 대신증권 팀장
- "유동성이 풍부한 상황에서 정부 정책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이 맞물리면서 주가가 급등했습니다. 하지만, 지나치게 높은 주가가 부담되는 가운데, 일부 정책이 수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맞물리면서 정책관련 테마주들이 하락했습니다."
과도한 정책 기대감에서 벗어나 주가가 제자리 찾기를 하는 과정이라는 분석이지만, 이를 계기로 비이성적인 투자태도에 대한 성찰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최윤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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