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비대면 특화 서비스인 'MY브랜치' 사업 일환으로 법무법인 태평양 임직원을 위한 모바일 웹 사이트를 내년 3월 선보인다. 임직원은 일반 하나은행 고객이 이용하는 웹 페이지와 다른 별개의 사이트를 이용하게 된다. MY브랜치는 특정 기업이나 커뮤니티에 속한 사람만 폐쇄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전용 모바일 점포다. 개별 커뮤니티 특성에 맞는 특화된 상품과 서비스가 제공된다.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만을 위한 우대금리 적용 대출상품부터 세무 서비스까지 종합적으로 제공한다. 기업뿐만 아니라 특정 아파트단지나 소모임을 위한 MY브랜치도 나올 수 있다. 예를 들어 '아리팍(아크로리버파크) MY브랜치' '서울대 의대 01학번 MY브랜치' 같은 모바일 지점도 무궁무진하게 나올 수 있다.
하나은행은 이를 통해 고객에게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맞춤형으로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기업 임직원을 위한 '우리사주 대출' '우대 환율' 등이나 특정 아파트 입주민을 위한 '아파트 가격 전망' 정보 등이 제공될 수 있다.
커뮤니티별 모바일 지점이 구축되면 개발비·서버 유지비 등이 늘어날 수 있지만 하나은행은 오프라인 점포와 비교하면 오히려 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디지털 점포인 MY브랜치는 물리적 규모에 제한이 없고 시스템 구축 비용을 제외하면 브랜치당 소요 비용이 오프라인 대비 거의 들지 않기 때문에 비용 소모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MY브랜치는 네이버가 운영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밴드'와 유사하게 운영된다. 한 모바일 지점을 은행원 한 명이 도맡아 각종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게 된다.
하나은행의 이번 실험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성공하게 되면 향후 은행 조직 관리에도 큰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영업에 뛰어난 은행원은 MY브랜치를 여러 개 관리하는 반면 그렇지 못한 은행원도 생겨날 수 있기 때문이다. MY브랜치 운영 개수에 따라 직원 간 성과급에도 확연한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오프라인 점포를 중심으로 일하던 은행 조직에 변화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은행 직원들의 자율성도 늘어난다. 자신이 관리하는 MY브랜치 고객을 위해 특화된 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은행 중앙조직의 준법감시 역할도 덩달아 커진다. 은행이 취급하는 상품이 다양해질수록 문제가 없게 이를 사전에 철저히 심사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하나은행 시도는 코로나19로 인해 은행 오프라인 지점 방문이 줄어들고 금융 서비스에 대한 디지털 수요가 늘어나면서 자연스럽게 나왔다. 하나
MY브랜치가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기존 오프라인 점포와 연계하는 게 중요하다고 하나은행 측은 설명했다.
[김유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