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 하원의 '중국기업 상장폐지 법안' 통과를 즈음해 뉴욕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 주가가 널뛰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차이나리스크'가 새삼 불거졌다. 법안 통과 소식이 전해지자 서학개미(뉴욕증시에서 투자하는 한국 개인투자자)들도 중국 기술주 주가 움직임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지난 달 테슬라에 이어 한국 투자자들의 매수 상위 2~3위로 나란히 등장한 중국 전기차 니오·샤오펑을 비롯해 알리바바와 징둥닷컴 등 중국판 '정보기술(IT) 공룡 기업 주가가 최근 한 주 새 급락한 여파다.
2일(현지시간) 연방 하원의 브래드 셔먼(민주당) 투자자보호및자본시장 소위원회 위원장은 성명을 내고 "하원은 오늘 중국기업 상장폐지 법안(정식 명칭은 '외국지주회사책임법안)을 통과시켰다"고 밝혔다. 하원은 이날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취지에 대해 "미국증시 투자자들이 미국 회계감독위원회(PCAOB) 보호를 받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며 다른 나라 기업과 마찬가지로 중국 기업도 공정하게 PCAOB 감사를 받게 해 투자자들을 위험에 빠트리지 않게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당 법안은 앞서 5월 상원에서 만장일치로 통과했기 때문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서명을 받으면 법령으로 제정된다.
앞서 하원이 해당 법안 표결 날짜를 확정했다는 소식이 지난 달 28일 전해지면서 뉴욕증시에서는 주가 폭등세를 자랑하던 '중국 전기차 3형제'(니오·샤오펑·리오토) 등 기술주 주가가 출렁였다. 지난 달 25일, 니오 주가는 53.69달러였지만 2일에는 47.98달러에 마감해 일주일 새 주가가 10.64% 미끄러졌다. 같은 기간 샤오펑은 12.87%, 리오토는 14.66%급락했다. 지난 달 니오와 샤오펑은 각각 한국 투자자 매수 상위 2~3위에 들었고 리오토도 14위에 등극에 중국 기술주 투자 열풍을 보여준 바 있다. 최근 인기를 끈 '중국 오토바이업체' 니우도 주가가 4.55%떨어졌다.
무엇보다 중국 IT공룡인 알리바바(-5.91%)와 징둥닷컴(-4.36%)도 눈에 띄게 주가가 빠졌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현지 언론이 중국기업 상장폐지 법안과 관련해 알리바바 등을 거론한 데다 최근 중국 지도부의 'IT공룡 규제'움직임에 따른 투자 불안이 반영된 결과다.
해당 법안에 따르면 '외국 정부 통제를 받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하지 못하거나 미국 상장기업회계감독위원회(PCAOB)의 감리를 3년 연속 통과하지 못한 외국 기업은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증권거래소 등 뉴욕증시에서 자사 주식을 거래할 수 없다. '3년 연속' 통과하지 못한 경우이기는 하지만 해당 법안은 상장폐지된 외국 기업의 장외시장(OTC) 거래까지 막는다는 조항을 담고 있다. 이에 따르면 투자자들의 탈출구가 막힐 수 있기 때문에 '중국 투자 리스크'는 전보다 더 커지는 셈이다.
중국 주식은 주가가 급등락을 반복해 롤러코스터식 변동성을 보인다는 점에서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우려가 꾸준히 나온 바 있다. '친환경 산업과 IT기술을 키우겠다'는 중국 정부 의지와 '세계 최대 내수시장'이라는 장점 속에 주가가 크게 오를 수 있지만 중국 공산당 지도부발 정치 불확실성과 중국 기업 특유의 회계 부정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중국 기업은 미국 공매도 투자자들의 단골 폭로 대상이 돼왔다. 가장 최근으로는 지난 달 18일 머디워터스가 '중국판 구글' 바이두가 투자한 중국 동영상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업 조이에 대해 "회계장부상 사업 규모와 매출, 현금 보유 사항은 거의 전부가 사기이며 이에 따른 회계 부정 규모가 수십억 달러"라면서 "조이는 회원수 부풀리기와 컨텐츠 제작자들의 수입 빼돌리기로 매출을 올렸다"고 폭로했다.
앞서 같은 달 13일에는 시트론리서치가 니오에 대해 "지금 그 주식을 사는 사람은 회사의 미래를 보는 것이 아니라 주가가 오르니 그저 사는 것"이라고 비판하면서 "1년간 전기차 예상 판매량을 기준으로 테슬라는 현재 주가가 매출의 9배인 데 비해 니오는 18배나 된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한편 지난 4월 7일 울프팩리서치는 '중국판 넷플릭스' 아이치이가 수익과 가입자 숫자를 부풀리는 식으로 대규모 회계 부정을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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