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례없는 패닉장세를 겪고 있는 코스피가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과 유가 폭등 소식에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9년 만에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되는 등 모처럼 강한 반등세가 나타나고 있지만 외국인 투자자가 여전히 순매도세를 보이는 등 불안요인도 상존하는 모습이다.
20일 오후 1시 20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 대비 67.07포인트(4.60%) 오른 1524.41을 기록 중이다.
코스피는 지난 6일부터 사상 초유의 투매 장세를 겪었다. 지수는 지난 6일 2060선에서 전날 1450선까지 불과 11거래일 동안 600포인트 넘게 빠졌다. 11거래일 가운데 단 하루를 제외한 10거래일 동안 급락장이 벌어졌고 이 가운데 6거래일은 하락폭이 3%가 넘는 폭락장이었다. 이날은 한미 통화 스와프 체결과 국제유가 폭등 소식에 투자심리가 다소 완화되면서 지수가 급반등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오전 11시 22분경에는 한국거래소가 선물 가격 상승에 따라 5분간 프로그램 매수호가 효력을 일시 정지하는 매수 사이드카를 발동하기도 했다. 코스피200 선물이 전일 종가 대비 5% 이상 오른 데 따른 것이다. 전날에는 증시 폭락으로 사이드카가, 이날은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선물 가격 상승에 따른 매수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지난 2011년 12월 1일 이후 처음이다.
전날 한국은행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와 양자 간 통화 스와프 계약을 600억달러 규모로 체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기간은 최소 6개월까지다.
한은은 "이번 통화 스와프 계약은 상설계약으로 맺어진 미 연준과 5개국 중앙은행 통화스와프 계약에 더해 최근 급격히 악화된 글로벌 달러자금시장의 경색 해소를 목적으로 한다"고 밝혔다.
연준은 캐나다, 영국, 유럽(ECB), 일본, 스위스 등 6개국 중앙은행과 통화 스와프 계약을 맺은 상태다. 연준은 한국 이 외에도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호주, 뉴질랜드, 브라질, 멕시코 중앙은행 및 싱가포르 통화청 등 9개국과 스와프계약을 새로 체결했다.
이번 통화 스와프를 통해 조달된 미 달러가 곧바로 공급되면 달러 수급불균형으로 불안정을 보였던 외환시장에 안정을 주는 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 시장에서도 이번 한미 통화스와프만으로 주식시장의 흐름을 바꿀수는 없겠지만, 안전판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전날 24% 폭락했던 국제유가는 하루 만에 23% 폭등했다. 지난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23.8%(4.85달러) 급등한 25.2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로이터통신은 역대 최고 상승이라고 전했다. 국제유가는 24.4% 폭락한 지 불과 하루 만에 23.8% 폭등하는 등 극도의 변동성 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미 통화스와프를 통해 연일 패닉장세를 연출하고 있는 한국 금융시장의 불안심리가 일정부분 제어될 것"이라며 "아직 코스피 추세반전을 논하기는 아직 이르다. 금융위기 당시에도 코스피는 2008년 10월 단기 저점 확인 이후 2009년 3월까지 5개월 간의 박스권 등락이 지속됐다"고 말했다.
업종별로 전업종이 상승하는 가운데 의약품이 10% 가까이 급등하고 있고 의료정밀, 운수창고, 비금속광물 등도 7%대 급등세다.
매매주체별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019억원, 347억원을 순매도하고 있고 개인은 1851억원을 순매수하고 있다. 프로그램 매매는 2997억원 매도 우위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일제히 급등세다. 삼성전자가 4% 이상 오르고 있고 SK하이닉스, NAVER, 셀트리온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3개 상한가를 포함해 763개 종목이 상승하고 있고 122개 종목이 하락하고 있다.
코스닥은 전일대비 27.27포인트(6.37%) 오른 455.62를 기록 중이다.
[디지털뉴스국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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