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 통화스왑 체결 ◆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지금껏 코로나19와 저유가가 촉발한 금융위기 가능성으로 인해 달러 수요가 강해지면서 유동성 문제가 불거졌지만 이번 통화스왑으로 해결의 실마리가 마련됐다"면서 "정부 차원의 부양 정책과 함께 단기적으로 급락하던 한국 자본시장 안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실제 국내 금융권에서는 최근 며칠간 외화자금 조달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긴장감이 감돌았던 것이 사실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주 들어 단기(3개월물) 달러자금 조달금리는 리보(Libor) 금리에 1.2%포인트를 더한 수준까지 치솟았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달러 조달 시 3개월물 금리가 리보 금리에 0.2~0.3%포인트 수준을 더한 정도의 금리임을 감안하면 큰 폭의 상승인 셈이다.
5년 만기의 중장기 채권 발행은 금리조차 예측되지 않던 상태였다. 코로나19로 해외 각국의 금융시장이 멈춰선 상황이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시장이 얼어붙어 글로벌 본드를 발행하는 기관 자체가 없는 상태였다. 금리조차 예측이 불투명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통화스왑 체결로 외화자금 조달에 대한 우려 또한 상당 부분 해소될 것이라고 국제금융시장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한 시중은행 외화자금조달 관계자는 "한미 통화스왑 체결은 외화자금을 조달하는 입장에서는 분명히 반기는 소식"이라며 "자금을 빌려주는 입장에서는 돌려받지 못할 우려가 감소하게 되는 만큼 상황이 지금보다 훨씬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세계 각국이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미국이 여러 국가와 동시다발적으로 통화스왑을 체결하면서 국제금융시장의 불안감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흘러나온다"고 덧붙였다.
600억달러라는 규모에 대해서도 의외라는 반응이 나온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체결했던 한미 통화스왑 규모인 300억달러의 2배라는 측면에서 안정감이 더할 수 있다는
금융권 관계자는 "통화스왑 규모가 600억달러인 것은 예상보다 많은 수준"이라며 "국내 외화자금 조달 측면에서는 숨통이 트이기에 충분한 규모"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로 인한 실물경제 충격과 한국 경제 체력을 고려하면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승진 기자 / 안갑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