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고조되자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에 몰려들면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연일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고 있다.
국채 금리 하락세에 힘입어 북미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 상품도 양호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경기 침체를 우려한 미 당국이 기준금리를 긴급 인하하면서 당분간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 채권 펀드의 수익률 전망이 나쁘지 않다는 분석이다.
지난 3일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1.02%를 기록해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날 장중 한때 10년물 금리가 0.914%까지 내려가는 등 처음으로 1%를 하회했다. 미 국채 1년물과 3년물 금리도 각각 올해 초 1.56%, 1.59% 수준에서 이날 0.73%, 0.72%로 급격히 하락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경기가 불확실성에 휩싸이면서 극단적인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30년물 금리는 지난 2월 중순까지 2%대를 유지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적 타격이 장기화할 낌새가 나타나자 1.64%로 뚝 떨어졌다. 미 국채 금리가 하락하자 채권 가격이 오르면서 북미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가 수익을 올리고 있다. 4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북미 채권 펀드는 올 들어 4.23% 수익률을 올려 리버스마켓 펀드(9.48%)를 제외하면 전 섹터를 통틀어 가장 성과가 좋았다. 최근 한 달 동안에도 1.52%의 안정적인 수익을 올렸다. 이는 코로나19 여파로 국내외 증시가 급락하면서 올해 들어 국내 주식형 펀드가 -8.82%, 해외 주식형 펀드가 -4.46%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것과 대비되는 성과다.
국내 펀드 상품 가운데에서는 '삼성미국투자적격장기채권 펀드(퇴직연금)'와 '미래에셋달러우량중장기채권 펀드(채권)'가 연초 대비 각각 7.2%, 7.1%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상장지수펀드 중에는 'KB KBSTAR미국장기국채선물레버리지 증권 상장지수 투자신탁'과 '삼성 KODEX미국채울트라30년선물 증권 상장지수 투자신탁'이 올 들어 각각 20.91%, 12.94%의 고수
다만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경기 침체가 도래할 경우 채권 금리도 낮게 유지되는 등 투자 수익도 점차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채권전략 파트장은 "장기적으로 금리가 너무 낮게 유지되면 이자 수익률이 떨어져 투자 수익도 줄어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가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