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올해 초 최종 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에 올해 '자산군별 액티브 위험 배분 결과'를 보고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의 목표 액티브 위험을 지난해 1.07에서 0.95로 하향하고, 해외 주식은 2.02에서 2.12로 상향했다. 목표 액티브 위험이란 시장 수익률 대비 초과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부담하는 위험을 의미한다. 국민연금은 시장 대비 초과 수익률을 내기 위해 벤치마크 지수를 그대로 추종하지 않고 종목 선별을 통해 포트폴리오를 꾸려간다. 이때 국민연금의 실제 포트폴리오 내 투자 비중과 벤치마크 지수상 비중이 달라 편차가 발생하는데, 이를 수치화한 것이 목표 액티브 위험이다.
국민연금은 국내 주식 벤치마크 지수로 코스피200을 사용하고 있는데, 코스피200 지수 구성 종목 이외 기업(시가총액 상위 200위 이하)에 투자하거나 코스닥 종목에 투자하게 되면 국민연금의 포트폴리오와 코스피200 사이에 괴리가 발생한다. 이때 벤치마크 지수와 실제 투자 종목 비중 간 차이가 커져 목표 액티브 위험이 커지게 된다. 즉 목표 액티브 위험을 하향 조정했다는 것은 적극적인 포트폴리오 조정보다는 시장 지수를 더 온전히 따라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는 국민연금이 지난해 국내 주식에서 큰 손실을 본 경험에서 나온 결과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국내 주식 부문에서 -16.77% 수익률을 기록했는데, 시장에서 추정하는 손실액만 22조원에 달한다. 해외 주식 역시 지난해 수익률이 -6.19%에 그쳤지만 국내 주식에 비해서는 성과가 나았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식에 대한 위험 정도와 기대 수익 정도를 낮추면 국민연금으로서는 보다 더 시장 지수를 추종하는 데 집중할 수밖에 없다"며 "국민연금의 올해 국내 투자에서 코스닥보다는 코스피가, 중소형주보다는 대형주 중심의 성향이 강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이 올해 국내 주식 투자에서 지난해 대비 보수적인 전략을 짤 것으로 보이는 만큼 연초 이후 투자 종목도 투자자들 관심을 모은다. 매일경제가 올해 초 이후 국민연금의 상장사 지분 공시 현황을 분석한 결과 국민연금은 코스피200 내 기업 중 LG이노텍(9.55%→10.05%) 비중을 크게 늘렸다. 국민연금은 지난달 28일 시총 13위 현대모비스에 대해서도 10.01%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고 신규 공시했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상황을 해외 주식에 비해 더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해석도 함께 내놓고 있다.
국민연금은 해외 주식 부문에서 리스크를 좀 더 짊어지는 것을 각오한 만큼 시장 대비 초과 수익률에 대한 목표치(목표 초과 수익률) 역시 상향 조정했다. 국민연금은 올해 해외 주식 부문의 목표 초과 수익률을 지난해 0.57%포인트에서 0.65%포인트로 올렸다. 반면 국내 주식의 목표 초과 수익률은 0.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올해 처음으로 국내 주식과 해외 주식의 목표 투자 비중이 역전된 데다 2023년까지 해외 주식 투자 비중을 전체 자산 중 30% 내외로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 만큼 올해 국내 주식 대비 해외 주식 의존도가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유준호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