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인상이 예고됐던 자동차보험료가 이번주부터 줄줄이 오른다. 2년 만에 오르는 자동차보험 인상률은 개인용 보험을 기준으로 평균 3% 수준이다. 보험료 인상 시점 이후로 신규 가입 또는 갱신하면 인상된 보험료를 적용받는다.
13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현대해상과 DB손해보험, 메리츠화재가 최근 보험료 인상폭과 시기를 확정해 공시했다. 이들 3사의 보험료 인상 시기는 오는 16일이다. 인상폭은 개인용을 기준으로 메리츠화재가 4.4%로 가장 높고 현대해상 3.9%, DB손보 3.5% 순이다.
보험업계 1위인 삼성화재를 비롯해 KB손해보험과 한화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AXA손해보험 등도 이달 모두 보험료를 올린다. 삼성화재는 인상을 예고한 보험사 가운데 가장 낮은 3.0%를 제시했다. KB손보와 롯데손보는 각각 3.5%, AXA손보는 3.2% 보험료를 올린다. 현재까지 보험료 인상을 밝히지 않은 다른 보험사도 대부분 인상 행진에 동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가 자동차보험료를 인상하는 가장 큰 이유는 손해율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보험료 수입에서 실제 지급된 보험금 비중을 나타내는 손해율은 지난해 1~3분기에 83.7%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3분기에 폭염 등 자연재해가 집중되면서 자동차 관련 사고가 많이 난 것이 문제였다. 업계가 적정 수준으로 생각하는 손해율은 78~80%다.
손해율 인상은 보험업계 손익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 지난해 1~3분기 업계는 영업손실 210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2437억원 흑자에서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지난해 6월 국토교통부가 적정 정비수가를 2.9% 올린 것도 보험료 인상 원인으로 꼽힌다. 업체별로 다르겠지만 국토부의 정비수가 인상을 반영하면 업체별로 3~4%의 보험료 인상 요인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정비요금 인상분 전액이 보험사 손익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
업계에서는 자동차보험료가 하반기에 추가 인상될 가능성도 높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말 손해율이 90%에 육박하면서 대형 보험사는 평균 1000억~2000억원가량 손실을 기록했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는 최소 7~8% 보험료율을 인상해야 하는데 이번 인상율은 여기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이승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