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비씨(BC)·롯데카드가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는 간편결제용 통합 QR코드가 다음달 초 출시된다. 현재 QR결제에 적용할 수수료 체계 등에 대해 금융감독원 승인을 기다리고 있어 내년 1월께 본격적으로 시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QR결제를 시작한 카카오페이와 최근 출시된 제로페이에 이어 카드사까지 경쟁에 합류한 것이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 대형 악재에 시달리는 카드사들은 QR결제 '연합전선'을 구축하고 있다. 신한·BC·롯데카드 외에 KB국민카드도 통합 QR코드 사용에 동참하기로 했다. 하나카드 등 다른 카드사도 이르면 내년 1분기 내에 시스템 개발을 완료하고 신한·BC·롯데카드 QR코드와 호환할 수 있는 QR결제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어떤 카드사 결제 애플리케이션(앱)을 사용하든 전국 신용카드 가맹점에 비치된 통합 QR코드를 인식해 대금을 지불할 수 있다는 뜻이다.
현재 서비스되는 카카오페이는 가맹점 18만곳을 확보했다. 이용자에게 상품 할인 등 28가지 혜택을 제공하는 것이 강점이다. 이용자는 도서·영화·편의점·마트 등에서 통상 결제금액의 10~20%를 할인받을 수 있다. 대금 결제는 연계된 은행 계좌로 하면 된다.
반면 제로페이는 최대 40%까지 소득공제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가맹점 수수료를 낮춰준다는 목적으로 기획된 것인 만큼 별도 할인 혜택 등은 거의 없다. 다만 소득공제를 최대치로 받기 위해서는 세전 연봉의 25%를 제로페이로 사용해야 한다. 여기에 제로페이는 연계된 은행 계좌에서 돈이 출금되는 방식이다. 신용카드와 연계된 서비스는 불가능하다. 또 제로페이는 가맹점 수수료 '0%'를 최대 장점으로 내세운다. 이에 맞춰 카드사도 QR결제를 통해 가맹점에 부과하는 수수료를 낮추기로 했다. 기존 수수료 체계에서 구간별로 0.2~0.3%포인트 수준으로 수수료율을 인하한다. 고객이 가맹점에 비치된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인식하는 방식(MPM·가맹점 제시형)은 밴(VAN)사를 거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카드사들이 내놓을 QR결제 서비스는 기존 신용·체크카드 결제 방식과 유사하다. 플라스틱 카드를 인식하는 절차를 QR코드 촬영으로 대체하는 것이 사실상 유일한 차이다. 따라서 소비자 입장에서는 기존 신용카드 혜택을 그대로 누릴 수 있다. 제로페이 등 기타 페이 서비스와는 달리 카드에 탑재된 포인트·마일리지·할인 혜택을 전처럼 활용할 수 있다. 특히 카드사 QR결제는 통장에 돈이 있어야 결제할 수 있는 '계좌이체형' 페이 서비스와 다르게 잔액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기존 신용·체크카드와 연결해 이용하는 '카드 연계형'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QR코드에는 방대한 양의 정보를 담을 수 있어 인증 한 번에 결제는 물론 적립·할인을 해결할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하다. 이 같은 장점을 살린 QR결제 전용 모바일 상품도 곧 등장할 전망이다.
제로페이와 마찬가지로 결제에 필요한 QR코드를 전국 가맹점에 비치하는 것은 남아 있는 숙제다. QR코드 보안 문제도 향후 사회적인 이슈로 떠오를 수 있다. QR코드에 악성코드를 심으면 스마트폰 해킹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간편결제' 문화 확산으로 스마트폰이 지갑을 대체한다면 카드 자체를 들고 다니지 않는 소비자가 늘어날 수 있다. 카드사도 QR결제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는 이유다.
[김강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