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약제도 개편 후 진행된 서울 은평구 수색동 DMC SK뷰 청약 접수에서 일반공급 150가구에 1만 3743명이 몰려 평균 92대1로 1순위에 마감했다. [사진 제공 = SK건설] |
추첨제 물량에서 유주택자의 가수요가 '확' 빠지면서 중대형 경쟁률이 낮아졌고, 대출이 가능하고 가격이 합리적인 중소형에만 쏠림 현상이 발생했다. 아울러 경기권은 유망 지역이라도 3기 신도시 등 향후 추가 물량이 부담돼 경쟁률이 낮아진 반면, 서울의 인기는 더 뜨거워지고 있다.
30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와 분양업계에 따르면 100% 중소형 면적으로 구성된 대우건설 '판교 퍼스트힐 푸르지오(이하 푸르지오)'와 포스코건설 '판교 더샵 포레스트(이하 더샵)'의 청약 성적이 100% 중대형 면적으로 공급된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 '힐스테이트 판교 엘포레(이하 힐스테이트)'보다 훨씬 좋았다.
3개 블록으로 나뉘어 중복 청약까지 가능했던 힐스테이트지만 A3블록 3.2대1, A4블록 2.6대1, A6블록 3.4대1의 경쟁률을 거두는 데 그쳤다.
몇몇 타입은 1순위에서 미달도 발생했다. 반면 푸르지오는 9.6대1, 더샵은 5.6대1의 경쟁률로 1순위 마감하며 힐스테이트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거뒀다.
반면 힐스테이트는 가장 작은 면적도 전용 128㎡라 최소 분양가가 10억원을 훌쩍 넘는 12억~13억원대였던 데다가 3.3㎡당 평균 분양가조차 나머지 두 단지보다 비쌌다. 푸르지오는 3.3㎡ 당 평균 분양가가 2030만원, 더샵은 2080만원이었던 반면 힐스테이트는 2433만원으로 20%가량 비쌌다.
시행사가 대출기관을 알선해 중도금의 40%를 대출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지만 결국 대출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은 두 단지가 압승을 거둔 분위기다.
힐스테이트는 판교 대장지구 한가운데 위치하고 교육·상업시설과 가까워 입지 측면에서 가장 우수하다고 평가됐고, 중대형 면적에 걸맞은 고급 설계 등을 적용한 것도 장점으로 꼽혔지만 청약 결과를 놓고 보면 '고급화'보다 '가성비'가 실수요자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더샵과 푸르지오는 중복 청약이 안 돼 불리한 여건이 많았지만 1순위 청약을 성공적으로 마쳤다"며 "결국 실수요자 중심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춘 단지가 판정승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대장지구 '힐스테이트 판교 엘포레'는 평균 청약경쟁률이 3.1대1에 그친 반면, 서울 강북권 인기는 고공행진하고 있다.
제도가 개편된 후 서울에서 진행된 은평구 수색동 'DMC SK뷰' 청약 접수에서는 일반공급 150가구에 1만3743명이 몰려 평균 92대1로 1순위 마감했다. 이는 개편 후 청약한 단지 중 가장 높은 경쟁률이다. 청약을 개편하기 직전 분양한 은평구 응암동 '힐스테이트 녹번역'(일반공급 194가구)의 1순위 평균 경쟁률(59대1)과 비교하면 1.5배 이상 높아진 결과다.
12월 초 분양했던 올해 마지막 강남권 분양단지 '디에이치라클라스'와 비교해도 강북권 강세는 돋보인다.
디에이치라클라스는 분양가가 3.3㎡당 평균 약 4600만원으로 책정되면서 현금 10억원 이상을 보유한 '그들만의 리그'란 인식이 강해 결국 평균 24대1의 1순위 경쟁률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분양한 강북권 단지는 3.3㎡당 2000만원을 전후하는 분양가로 중도금 대출이 가능하면서 신혼부부나 30·40대 실거주 희망 수요자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 원장은 "수도권은 3기 신도시 등이 발표돼 공급 가능 택지가 많다는 점도 청약통장 사용을 주저하게 만들고 있다"며 "새해에 경기권은 공공주택 공급이 본격화하는 반면 서울은 새 물량이 여전히 희소해 이런 경향이 더 강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추동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