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분식 50억 이상땐 중소기업도 엄중처벌"

금융당국이 앞으로 고의 분식회계 금액이 50억원 이상이면 회사 규모와 상관없이 엄중 징계를 내릴 방침이다. 다만 자발적으로 회계 위반 사항을 수정·신고하면 경징계로 처벌 수위를 조절할 계획이다. 금융감독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외부감사 및 회계 등에 관한 규정 시행세칙' 개정안을 사전예고한다고 27일 밝혔다. 먼저 금감원은 회사가 경영진의 횡령·배임 사실을 은폐하거나 주식시장 상장 또는 상장폐지 회피를 위해 고의적으로 분식회계를 저지를 경우 분식 금액이 50억원 이상이면 회사 규모와 상관없이 조치할 수 있도록 양정 기준을 신설했다.
현행 규정은 회사 규모가 클수록 분식 금액도 비례적으로 커야 조치가 가능하다. 반면 회사가 과실로 인한 회계기준 위반 사항을 적시에 수정하면 경조치(경고 또는 주의)하도록 개편했다. 현재는 과실로 인한 위반도 위반 규모가 크면 중과실과 유사한 수준으로 조치하고 있다. 금감원은 "절대분식금액 기준 도입으로 상대적으로 자산과 매출액 규모가 큰 기업의 불법행위나 상장·상장폐지와 관련한 분식회계 조치 사각지대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회계기준 위반 동기가 '고의'가 아니라면 과실 판단을 원칙으로 하되 영향력이 큰 정보에 대해서만 중과실로 판단하기로 했다. 아울러 회계법인이 품질관리제도를 적절히 구축하고 운용하지 않아 중대한 감사 부실이 발생하면 책임 있는 회계법인 대표이사 또는 품질관리 담당이사에 대한 조치를 내릴 예정이다.
또 금감원은 고의적 회계위반 기간이 3년을 넘거나 내부회계관리 제도가 취약한 회사, 사회적 물의를 야기한 경우 가중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금감원은 시행세칙 개정안에 대해 내년 2월 7일까지 사전예고하고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최종안을 마련해 같은 해 4월 1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진영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