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 다가오면서 숏커버링(대차잔고 상환) 압력이 높은 종목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숏커버링은 공매도를 위해 빌렸던(대차) 주식을 되사서 갚는 것을 뜻한다. 증권가에서는 HDC·에스모 등 최근 대차잔고 증가율이 높은 종목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전일 기준 국내 증시의 대차잔고 잔액은 61조145억원이다. 한 달 전(59조7473억원) 대비 1조3000억원 가량 늘었다. 대차잔고는 주가 하락을 예상한 외국인이나 기관이 공매도를 하기 위해 주식을 빌린 뒤 아직 갚지 않은 물량이다.
일반적으로 연말이 다가올 수록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지만 올해는 예년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아직까지 잔액 감소가 눈에 띄지 않고 있다. 이는 곧 시장에서 숏커버링이 본격적으로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추론할 수 있다.
주식대차 종합잔고지수 역시 높은 수준을 유지 중이다. 전일 기준 주식대차 종합잔고지수는 431.82을 기록해 1년 전(377.15) 대비 한참 높은 수준을 기록 중이다. 대차지수는 예탁결제원이 중개하는 주식대차거래의 수수료 정보와 잔고를 지수화해 표현한 수치다. 지난 2012년 1월 2일을 기준(100)으로 현재 잔고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배당락일인 27일 전까지 향후 2주간 대차잔고 상환 압력이 높아질 것"이라면서 "배당수익률이 높지만 아직 높은 대차잔고 비율을 유지하고 있는 종목으로 향후 숏커버링 압력이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실제 연말이 되면 공매도 투자자들은 빌린 주식을 갚기 위해 해당 주식을 다시 사들인다. 주식 대여 수수료를 받던 기관이 연말 주주명부 폐쇄 이전에 주식을 돌려받아 주주총회 의결권을 행사하려 하기 때문이다. 배당수익 역시 상환 압력을 높이는 요인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 20거래일 간 대차잔고 증가가 지속적으로 나타났던 종목(12일 기준)은 코스피 대형주의 경우 HDC가 1위를 기록했다. HDC는 지난 20일간 대차잔고가 3.59% 늘어났다. 이어 신세계(2.61%), 넷마블(2.52%) 등이 뒤를 이었다. 중형주에서는 신세계인터내셔날(5.47%), 휠라코리아(5.39%), F&F(4.61%), 대덕전자(4.17%) 등이 대차잔고 상환 압력이 높았다.
코스닥의 경우 에스모의 대차잔고 증감률이 27.87%를 기록해 월등히 높았다. 에스모의 대차잔고금액은 현재 2918억1200만원 수준이다. 전체 유통주식 대비 대차잔고 비율은 70%를 훌쩍 웃돈다. 이어 JYP Ent.(9.11%), 인트론바이오(5.01%) 등이 대차잔고 상환 수혜 가능성이 높은 종목으로 조사됐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코스피 대차잔고는 금액 기준 감소했으나, 시총 대비 비중 감소는 제한적"이라면서 "대여분의 미상환, 숏커버링이 아직 진행 중이라는 것을 의미하며 숏커버링이 진행된다면 주식 결제-상환 등을 가정할 때 향후 2주간 집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디지털뉴스국 김경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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