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사혁신 바람 부는 금융권 ◆
1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는 이르면 연말에 있을 조직개편 과정에서 빅데이터본부에 인사 전권을 부여할 계획이다. 빅데이터본부장이 원하는 인력을 뽑아 부서를 운영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는 것이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초개인화 마케팅' 등 미래 사업 전략을 준비하겠다는 취지다. 신한카드 빅데이터본부는 현재 70여 명 규모다.
신한카드는 또 빅데이터본부에 '셀(Cell)' 조직 운영 방식을 도입한다. 급변하는 디지털금융 환경에 맞춰 유연한 조직 운영체계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셀 조직은 필요에 따라 인력이 나뉘고 합쳐지는 프로젝트 중심 운영체계다. 주로 미국 실리콘밸리나 국내 스타트업이 셀 조직 체계를 활용하고 있다.
신한카드 본사 17층에 위치한 빅데이터본부는 현재 '자율복장구역'으로 지정돼 있다. 이 또한 업무 효율을 제고하고 젊은 정보기술(IT)·데이터 전문가를 영입하기 위해 실시한 제도다.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이 직접 주도해 1년간 노력한 끝에 결실을 맺었다고 한다. 스타트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영입하는 기술 분야 인재에게 평소 익숙한 직장 문화를 만들어주겠다는 의미도 담겨 있다.
신한카드가 빅데이터본부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앞으로 카드사 핵심 경쟁력이 될 '초개인화 마케팅'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카드사들은 고객 결제 패턴 등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대부분 소비자들이 카드로 결제하기 때문이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민간소비 지출 중 카드 결제가 차지하는 비율(2017년 기준)은 70.3%다.
카드 사용 패턴을 정밀 분석하면 카드 사용자별로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임 사장은 평소 "목마른 사람에게는 물을 주고, 배가 고픈 사람에게는 밥을 줘야 한다"는 말을 자주 한다고 알려져 있다. 초개인화 전략이 현재 운영 중인 '신한페이판' 플랫폼에 적용되면 고객이 선호할 만한 주변 가맹점과 제휴 혜택 등을 더욱 정교하게 추천할 수 있다.
이 같은 '표적 마케팅'이 활성화하면 캐시백이나 마일리지 같은 카드 혜택에 들어가는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각 카드 소유자가 이용하지 않을 혜택이나 서비스를 과감히 포기해 비용 낭비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금융당국과 더불어민주당은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를 위해 마케팅 비용을 줄이라고 카드사들을 압박하고 있다.
인하 기조가 계속되면 중장기적으로는 가맹점 수수료가 '제로(0)'로 수렴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표적 마케팅은 차세대 먹거리를 발굴하는 차원을 넘어 가맹점 수수료 수익 하락 가능성에 대비한 선제적 조치이기도 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8개 카드사가 1년간 사용하는 마케팅 비용은 지난해 기
한편 신한카드는 '자동차' '라이프스타일' '집'을 미래 카드산업 3대 키워드로 보고 있다. '마이카' '마이오토' 상품 등을 출시한 이유다. 앞으로는 주택 관련 상품에도 심혈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김강래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